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워터 경기에서 선수들이 출발하고 있는 모습.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 제공
1만5천명, 도쿄올림픽 출전권, 드레셀 등 스타선수, 남도의 맛과 멋…
23일 개막 D-50을 맞는 2019 광주세계수영대회(7월12일~28일)를 설명하는 열쇳말은 여럿이다. 아시아에서 일본(2001년), 중국(2011년)에 이어 세번째 개최되는 지구촌 수영 최대의 축제에는 200여개 나라에서 선수·임원 1만5천명이 참가한다. 6개 부문(경영, 다이빙, 아티스틱, 수구, 하이다이빙, 오픈워터) 76개 세부종목에는 내년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의 43%가 걸려 있다.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탈바꿈하려는 광주는 올여름 대회 표어처럼 ‘평화의 물결 속으로’ 빠진다.
■미국의 드레셀과 중국의 쑨양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남자 수영의 새 ‘황제’로 등장한 카엘렙 드레셀(23)이 광주대회에서도 시선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드레셀은 당시 개인 3종목(자유형 50m·100m·접영 50m)과 단체 4종목(남자계영 400m·혼성계영 400m·혼성혼계영 400m·남자혼계영 400m)에서 7개의 금메달을 석권했다. 하루에 자유형 50m·접영 100m·혼성계영 400m 정상에 오른 괴력의 선수로, 광주 대회에서도 독무대가 예상된다.
중국의 쑨양(28)은 사상 최초로 세계대회 자유형 400m 4연패에 도전한다. 박태환을 추월하며 400m 정상에 오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 3월 열린 중국대표팀 선발전에서 자유형 200m·400m·800m·1500m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도핑테스트 회피 논란으로 쑨양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해 약간의 걸림돌이 있지만, 국제수영연맹은 쑨양의 광주대회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듯하다.
여자부에서는 미국의 케이티 레데키(22)가 우뚝하다. 2년 전 부다페스트대회에서 자유형 400m·800m·1500m 3개 종목 3연패의 역사를 썼던 레데키는 광주에서도 마땅한 적수가 없어 3종목 4연패의 신기원을 열 수 있다. 레데키는 2013년 4관왕, 2015년과 2017년 5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2019 광주세계수영대회 주 경기장이 될 남부대국제수영장.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 제공
■남한은 경영, 북한은 수구와 다이빙 남한의 간판선수는 여자 개인혼영의 김서영(25)과 다이빙의 우하람(21)이 꼽힌다. 김서영은 최근 끝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주 종목인 개인혼영 200m·400m에서 국제수영연맹 기준기록을 통과했다. 우하람은 2017 부다페스트 대회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 7위에 오른 바 있다.
북한은 남·여 다이빙에서 강점을 보인다. 현일명(25)은 2017 부다페스트 대회 동메달(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래폼)을 차지했고, 여자부 김미래(18)는 당시 은메달과 동메달을, 김국향(20)도 은메달을 딸 정도로 정상권에 있다. 6월13일까지 대회 엔트리 마감이지만, 국제수영연맹은 북한의 참여가 흥행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대회 개막 전까지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하이다이빙, 수구, 오픈워터 눈길 하이다이빙은 남자 27m, 여자 20m의 아파트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도심의 ‘절벽 점프’다. 물구나무서서 뛰어내리거나 망토를 두르고 나는 선수도 있다. 엄청난 담력과 체력이 요구된다. 물의 깊이만 6m이고, 발로 입수해야 한다. 수구는 1명의 골키퍼와 6명의 선수가 펼치는 ‘수중 럭비’ ‘수중 핸드볼’ 경기다. 13명의 선수가 수시로 교체되는데 2m 깊이의 바닥에 발이 닿아서는 안 된다. 심판이 잘 보지 못하는 물속에서는 치열한 육박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남·여 16개 팀이 조별리그를 벌이는데, 개최국 자격으로 나가는 한국은 남녀 모두 최하위권이다. 20~30점의 점수 차가 나올 수도 있다. 5㎞, 10㎞, 25㎞로 나눠 치러지는 ‘수영 마라톤’ 오픈워터는 철인의 능력을 측정한다.
조선대학교 운동장에 세워지는 하이다이빙 현장. 광주세계수영대회 조직위 제공
■경제 대회, 문화 대회 광주시와 대회조직위원회는 메인 경기장인 남부대수영장의 관중석을 1만석 이상으로 늘리는 등 신설 없이 기존 시설물을 개보수하는 방향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일반 동호인들의 마스터스 대회(8월5일~18일)까지 포함해 참가자들이 숙박과 교통의 편안함과 함께 다양한 문화와 음식의 맛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용섭 조직위원장은 “수영대회를 계기로 광주를 수영도시, 문화·관광도시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