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올림픽수영장. 국제규격의 풀과 연습장을 갖추고 있지만 100회 서울 전국체전에 사용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어렵네요! 이렇게 힘들줄 몰랐어요.”
100회 전국체전(10월4일~10일)을 준비하는 서울시체육회 관계자는 수영장 섭외의 어려움을 이렇게 푸념했다. 명색이 100회 대회이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개최하는 체전임에도 마땅한 수영장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수영장을 1순위 후보로 정해 접촉해왔다. 하지만 시설을 관리하는 한국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체육산업개발은 수영장을 사용하는 일반 회원의 피해를 이유로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수영장 밑판을 낮춰 수심을 높이는 개보수 작업과 대회 후 원상복구까지 수개월이 걸려 사용을 못하는데다, 입점 업체들도 공사기간 영업손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애초 40억원의 개보수 예산을 책정했던 서울시는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로 대관비가 70억원 안팎으로 커지자 주춤하고 있다. 아예 잠실수영장을 새롭게 개수하면 되지만, 재개발이 예정된 곳이어서 예산만 낭비할까봐 포기했다. 한국체대에 정규 규격인 50m 거리의 수영장이 있지만 연습 풀 등 부대시설이 부족한 난점이 있다.
전국체전을 주최하는 대한체육회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전국체전 수영 개최장소 안건을 논의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인천 박태환수영장을 대체 후보로 제안한 서울시의 방안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전국체전에서는 요트나 카누, 승마나 골프 등 종목별 특성에 따라 개최지 밖에서 경기를 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100회라는 상징성을 지닌 서울 대회에서 기초종목인 수영의 시설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계 관계자는 “올림픽 수영장은 88올림픽의 유산이다. 국내 최대의 스포츠 잔치인 전국체전에서 올림픽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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