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수구대표팀의 김문수가 15일 오전 광주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차전 그리스와 대결에서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4쿼터 중반 터진 한국의 연속골. 관중과 선수단 뿐 아니라 감독도 두 주먹을 불끈쥐었다.
한국 남자 수구대표팀이 15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펼쳐진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A조 1차전에서 그리스에 3-26(0-7 0-7 1-3 2-9)으로 대패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대회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강호’ 그리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고등학생 대 대학생의 대결쯤으로 비유될 법 한다. 하지만 전날 여자경기와 달리 슈팅도 많이 생산했고, 득점포까지 터뜨렸다. 다부진 각오로 나선 골키퍼 이진우(한국체대)의 방어도 평가할 만했다.
한국은 1~2쿼터 일방적으로 밀리며 0-14로 뒤졌다. 공격기회를 잡으면 패스를 통해 전방으로 진출했지만 일대일과 경험 등에서 앞선 그리스의 최후 방벽을 뚫기는 쉽지 않았다. 시간에 쫓겨 던진 슛은 예리함이 떨어져 그리스 문지기에 걸렸다.
하지만 3쿼터 3분42초를 남기고 김문수(경기도청)가 첫골을 터뜨리면서 애타게 대표팀을 응원했던 관중석은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쾌감을 맛봤다. 이승재 수구대표팀 코치도 큰 동작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이진우의 선방으로 3쿼터(1-3)는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막판 4쿼터에는 체력이 떨어졌고, 치열한 공방 속에서 그리스가 좀더 많은 기회를 살려 나가며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4쿼터 중반 김동혁(경기도청)의 연속 득점으로 관중석은 환호의 도가니가 됐다. 4쿼터 4분10초께 상대 골문 중앙에서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김동혁은 총알같은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42초 뒤 다시 한번 비슷한 위치에서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2골을 기록했다. 그리스 골키퍼는 잇따른 골에 바짝 신경이 곤두선 듯 보였다.
허를 찔린 그리스는 자존심이 상한 듯 거센 역공을 펼치며 4쿼터에만 9골을 넣어 경기는 3-26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관중들은 힘찬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국은 17일 세르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15일 오전 광주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부 A조 1차전을 치른 한국과 그리스 선수들이 악수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