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헌트가 24일 광주 조선대학교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하이다이빙 남자 27m 경기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7명의 심판이 올린 점수는 9.5부터 10점. 이중 하위 두 개(9.5점씩)와 상위 두 개(10점씩)를 뺀 나머지 점수는 10점, 10점, 10점. 이 30점에 난도 점수 5.2를 곱하니 156점이 나왔다. 그리고 이것으로 승패는 갈렸다.
남자 하이다이빙의 세계적 스타 개리 헌트(35·영국)가 24일 광주 조선대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남자부(27m) 결승에서 4라운드 만점 활약을 펼치며, 1~4라운드 합계 442.2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카잔 대회 금메달 이후 4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2017년 부다페스트대회 우승자인 라이벌 스티브 로뷰(34·미국·433.65점)를 꺾어 기쁨이 두배였다. 로뷰는 3라운드까지 헌트에 27점을 앞섰으나 막판 추월당했다. 3위는 430.15점을 받은 조너선 파레디스(30·멕시코).
미국의 스티브 로뷰가 24일 광주 조선대학교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새처럼 날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관록의 헌트가 진정 세계의 챔피언임을 가린 한판이었다. 3라운드 3위로 결선 12명에 든 헌트는 4라운드에서 몸을 비트는 트위스트 자세로 네 바퀴를 돌아 하강하며 위·아래로 세 바퀴를 도는 난도 5.2의 연기를 소화했다. 심판 7명 중 5명이 10점 만점을 주었고, 관중석에선 찬탄이 터져 나왔다. 이날 마지막 나온 로뷰가 난도 5.1의 연기를 화려하게 펼쳤지만 119.85점에 그치면서 헌트의 추월을 되돌리지 못했다.
헌트는 경기 뒤 “4차 시기를 앞두고 100%의 자신감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자신 있게 해온 연기라서 편안하게 점프했다”고 말했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로뷰는 “헌트는 클리프 다이빙 월드시리즈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둔 다이버다. 그와 마지막까지 경쟁한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날 하이다이빙장에선 비교적 많은 관중이 스탠드를 차지해 세계 최고 선수들의 묘기를 만끽했다.
모든 경기를 마친 하이다이빙 비계 시설은 독일의 설치사에 반납되고, 풀은 2021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재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수구 경기장과 아티스틱 수영 경기장의 임시 수조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 재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광주/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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