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3월20일치 스포츠면은 깜깜한 배경에 텅 빈 경기장을 배치했다. 코로나19로 멈춰선 스포츠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농구 코트에는 불이 꺼졌고, 축구 스타디움은 휑하다. 야구장의 스탠드와 아이스하키장의 링크는 주인을 잃었다. 코로나19로 한국과 유럽, 미국에서도 스포츠가 멈췄다. 첨단문명도 이 ‘오프’(OFF) 상태를 되돌릴 수 없다. 생맥주와 치킨을 들고 웃고 떠들던 스탠드 위에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공동체가 있었다. 인간의 원초적 지향이 사람들을 스타디움으로 불렀다. 소중한 것은 사라진 뒤에 더 절실하다고 한다. 불꺼진 스타디움은 생활의 일부가 된 스포츠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글/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AP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