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이 2월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식에서 울고 있다. AFP 연합뉴스
롤 모델을 기대하지 말라.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57)이 <이에스피엔> 등의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마지막 댄스’ 5편에서 “공화당원도 운동화를 산다”라는 과거의 발언에 대해 설명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5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조던은 1990년 고향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상원 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현역 제시 헬름스를 상대로 흑인 사회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의 하비 갠트가 대항마로 나섰을 때 “공화당원도 운동화를 산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운동화란 조던의 이름을 박은 나이키 신발로, 누가 사든 좌우 가릴 것 없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에 대해 조던은 “당시 시카고 불스 동료인 호레이스 그랜트, 스코티 피펜과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한 농담이다. 농담이기에 그 말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조던은 “당시 어머니가 갠트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내가 모르는 사람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위해 기부금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에 출연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조던이 달리 말해주기를 바랐지만 조던도 여러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던은 “나는 무하마드 알리의 신념 있는 행동을 존중하지만, 나를 활동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농구 선수라고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993년 시카고와 뉴욕 닉스의 동부콘퍼런스 결승 시리즈 때 불거진 도박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조던은 결승 2차전 전날 밤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선 골프 선수 제임스 불러 사건으로 증언대에 서야 했다. 조던은 불러를 위해 5만7천달러(7천만원) 수표를 내줬는데, 골프광인 조던이 패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조던은 “나는 경기에 베팅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위해 베팅한다. 그것이 골프다. 나는 블랙잭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불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내가 하는 것이 모범이 되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면 좋은 일이다. 난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나는 그저 그런 정도의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이에스피엔은 조던이 자신을 롤 모델로 생각한 적이 없다고 썼다.
후보나 뒤처진 선수에서 ‘철의 노력’으로 전설의 자리에 오른 조던의 머리 속에는 ‘농구와의 승부’밖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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