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개막전 1승 뒤 최근 2경기 연속 3~4점 차로 진 창원 엘지(LG)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연패가 아프지만 감독과 선수들이 주눅드는 법이 없다. 득점 때 선수들의 표정이나 벤치의 반응은 확실히 달라진 팀 분위기를 보여준다.
팀 활력은 조성원(49) 감독으로부터 나온다. 공격농구와 소통, 자율성을 강조하는 그는 1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패배(79-82) 뒤, “전반 뒤져도 후반 따라가는 선수들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11일 부산 케이티(kt)전 패배(86-90) 때도 엘지 선수들은 4쿼터 중반 동점을 만드는 등 뒷심을 선보였다.
김시래와 신인왕 출신의 정성우의 부상 복귀, 이원대 등의 가드진은 조 감독의 빠른 공수전환과 역습에 최적화된 전술에 익숙해지고 있다. 외곽포 능력을 갖춘 서민수와 몸을 다시 만든 센터 박정현의 의욕도 새롭게 살아나고 있다. 한국 농구를 아는 리온 윌리엄스와 캐디 라렌 등 토착화된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한 것은 엘지의 강점이다.
물론 해결사 부재는 아쉽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박빙의 싸움에서 에이스가 한방을 터트려 준다면 경기를 잡을 수도 있는데, 그런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감독이 새로 부임했고, 환경이 달라진 측면을 고려하면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져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고, 3쿼터 폭발적 득점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은 확실히 달라진 점이다. 3점슛 성공률(28.1%)은 하위권이지만, 3점슛 시도(경기당 32개)는 1위로 던지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일은 없다. 훈련 시간이 길지 않은 대신, 12명 선수 전원은 늘 긴장감을 갖고 출전 준비를 해야 한다.
엘지 쪽 관계자는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서로 얘기하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팬들을 위해 한발짝 더 뛰는 농구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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