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료와 명품 손맛의 결합?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강을준(55) 감독의 ‘밀당’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입단한 개성파 가드 이대성(30)은 강 감독의 용병술 아래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이대성은 “평소 팀 분위기가 이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런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19일 안방에서 열린 창원 엘지(LG)와 경기에서 그는 25득점으로 승리(85-77)를 이끌며 3연승의 밑돌을 놓았다. 시즌 초반 경기당 평균 20.2득점에 5.8도움주기, 4.6튄공잡기는 지난 시즌의 기록을 한참 뛰어넘는다.
강을준 감독은 전술적으로 매우 꼼꼼한 스타일이다. 선수들 관리에서는 조이고 푸는 능력이 뛰어나다. 오리온 팀 관계자는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한다. 또 많이 얘기를 들어준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때로 너무 적극적인 이대성한테 부담감을 내려놓으라는 의미로 “갑옷을 벗으라”고 하거나 리듬을 바꿔주기 위해 필요한 경우 벤치로 불러들이기도 한다. 이럴 경우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팀의 주축 이승현(28)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다. 백업 선수가 없고, 최진수마저 부상이어서 이승현의 하중은 늘어났다. 강 감독은 틈나는 대로 불러들여 이승현의 회복을 돕고 있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이대성이 잘할 수 있도록 감독이 판을 깔아주고, 선수가 감독에 보답하고 있다. 이승현이 변함없이 활약하고,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도 궂은일과 함께 한방씩 해주고 있다. 식스맨까지 포함해 팀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장신 외국인 선수 제프 위디(30·2m11)가 팀 호흡을 맞춰나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물론 강 감독은 20일 현재 시즌 2승3패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시즌 전 우리가 설정한 팀 전력의 형태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더 탄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