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독하게!
이상민(48) 서울 삼성 감독은 4쿼터만 되면 속이 탄다. 4쿼터 중반까지 우세를 지켜도, 막판에 무너지기 일쑤다. 시즌 초반 4연패 대부분은 뒷심 부족으로 인한 역전패였다.
속이 시커멓게 탄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 ‘독한 경기’를 원하고 있다. 20일 선두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역전패 위기를 딛고 시즌 첫승을 거두면서 반전의 계기는 만들었다.
하지만 천기범의 상무 입대로 인한 주전 포인트 가드 없는 약점은 여전하다. 이호현, 이동엽, 김광철, 김진영 등이 코트 지휘관으로 나서고 있지만 5분~20분만 투입되는 등 확고하게 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
튄공잡기(평균 32.6개)와 가로채기(5.8개), 자유투(11.6개) 등 투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10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높은 야투 성공률(경기당 55.4%·전체 2위)로 3쿼터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펴지만, 4쿼터 득점(17.6점)보다 실점(25.4점)이 훨씬 커 승리를 밀봉하지 못한다. 드리블이 길어지면서 속공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24일 창원에서 예정된 엘지(LG)와의 경기는 반등과 후퇴의 갈림길이다. 두 팀의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꼴찌로 몰린다. 1라운드에서 하위권에 머문 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많지 않다. ‘공격농구’를 표방한 조성원(49) 엘지 감독도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설 것으로 보여 맹렬한 대결이 예상된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삼성은 개막 전부터 가드진의 약세가 지적됐는데 역시 4쿼터 고비를 풀어줄 리딩 능력이 관건이다.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연패를 끊었기 때문에 조급한 플레이에서 나오는 실책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민 감독이 엘지전에서 ‘4쿼터 미로’에서 벗어날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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