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규 불러!
연패 수렁에 빠진 이상범(51) 원주 디비 감독의 속이 시커멓게 탔다. 3일 고양 오리온전 패배로 시즌 8연패 나락에 떨어지면서 순위도 최하위. 지난 시즌 공동 우승팀의 위용은 없고, 시즌 초반 3연승 신바람도 옛날이야기다.
디비의 전력 약화는 핵심 선수의 공백 때문이다. 이날 오리온전에는 김종규, 윤호영, 두경민 등이 부상으로 모두 빠졌다. 팀내 연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 명의 빈자리는 컸다. 서울 삼성에서 이적해 온 포워드 배강률이 32분을 넘게 뛸 정도로 식스맨 의존도는 높아졌다.
수비에 특화된 외국인 선수 저스틴 녹스와 타이릭 존스가 적극적으로 골 밑을 파고들었지만 공격형이 아니기에, 식스맨들과의 협력 플레이가 원활하지도 않았다. 가드 역할에서도 나카무라 타이치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이렇다 보니 2쿼터까지는 대등하게 버티다가도, 3쿼터 이후 무너지기 일쑤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이 다칠까 봐 말도 안 되는 멤버를 넣을 때도 있다. 휴식을 위해 작전타임을 요청할 때도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지난달부터 족저근막염 치료를 받았던 김종규의 주말 복귀 소식이 반갑다. 디비 구단 쪽은 “오랜 시간은 아니더라도 경기에 투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목이 안 좋은 두경민은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윤호영은 복귀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상범 감독은 “8연패가 치욕스럽지만, 감독으로서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에서는 이기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제는 김종규, 두경민이 돌아오더라도 디비 특유의 팀 색깔이 복구될지 여부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전통적으로 디비의 특징인 ‘디비산성’의 축이 무너진 상태다. 김종규가 들어오고, 외국인 선수들이 골 밑을 받쳐줘야 외곽도 살아날 수 있다. 포스트 플레이의 강점을 되찾을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디비는 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선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