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4세트. 카시도코스타스는 한번에 13개를 몰아쳤다. 강민구가 타수를 올리지 못하자, 나머지 2개도 해결했다. 숨돌릴 틈을 주지 않는 맹공이었다.
그리스 출신의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TS·JDX )가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피비에이(PBA)-엘피비에이(LPBA) 챔피언십 2021’ 결승전에서 강민구(블루원리조트)를 4:1(15-9 13-15 15-9 15-0 15-11)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통산 2승을 올린 카시도코스타스는 프레데리크 쿠드롱(통산 2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카시도코스타스는 4강전에서 쿠드롱을 제압한 기세를 몰아 결승전에서도 정교한 스트로크를 뽐냈다. 1세트를 장악한 카시도코스타스는 2세트를 간발의 차로 내줬지만, 이후 3개의 세트를 내리 챙기면서 완승을 거뒀다.
특히 4세트에서는 초구부터 시작해 13번까지 연속 성공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강민구가 점수를 올리지 못하자 곧바로 2점을 추가하며 15-0의 완승을 거뒀다. 4세트를 2이닝 만에 에버리지 7.5로 끝낸 것이다.
승기를 잡은 카시도코스타스는 5세트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으며 정상으로 내달렸다.
지난 시즌 피비에이 투어 초대 챔피언에 이어 2회 우승을 차지한 카시도코스타스는 “매우 중요했던 경기라 이제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 같다. 내일까지만 기뻐하고 팀 리그 포스트시즌을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카시도코스타스가 최고 에버리지상을 받고 있다. PBA 제공
카시도코스타스는 2009년 세계챔피언십에서 우승했으나, 신경계 손상으로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왼손잡이로 바꾼 선수다. 이후 2018년 서울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했고, 피비에이 투어에 합류하면서 다시금 전성기를 맞고 있다. 카시도코스타스는 이번 대회 64강전에서 에버리지 2.667을 기록해 톱 에버리지 상도 받았다. 피비에이에서 우승과 함께 애버리지 상을 받은 선수는 카시도코스타스가 처음이다.
한편 직전 대회에 이어 결승에 진출했던 강민구는 또다시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통산 4번째 결승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카시도코스타스와는 두 차례 결승에서 모두 패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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