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왼쪽)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공을 때리려 하자 지에스(GS)칼텍스 킥스 러츠가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창이어도 날이 무뎌지면 상대가 대응하기 쉽다. 더군다나 이에 맞설 창이 3개라면 더욱.
지에스(GS)칼텍스가 메레타 러츠-이소영-강소휘 3각편대를 앞세워 다시 한 번 흥국생명을 제압했다. 여자배구 최초의 트레블(코보컵·정규리그·챔프전 우승)까지는 이제 단 1승만 남았다. 지에스는 28일 홈구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2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0(25:21/25:20/25:16)으로 꺾었다.
1차전(26일)에 이어 이날도 랠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흥국생명에 단 1세트도 뺏기지 않았다. 앞서 열린 15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 승리를 거둔 팀(4차례)은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다.
1차전 때 11득점을 올렸던 강소휘는 고빗길마다 해결사가 되면서 양 팀 최다인 18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45.71%에 이르렀다. 러츠는 17득점, 이소영은 16득점을 올렸다. 발목 부상으로 한 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던 베테랑 한수지는 1세트 막판 투입돼 팀 승리를 보탰다. 차상현 지에스 감독은 경기 뒤 “첫 세트에서 점수차를 많이 벌리다가 좁혀져서 고비가 있었고 2세트에서도 잡아야 할 볼을 못 잡으면서 위기가 있었다”면서 “이상하리만치 선수들이 흥국생명을 만나면 다른 때보다 집중력이 좋고 조금 더 자신 있어 하는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경기 전 “2차전이 1차전보다 더 중요한 일전이다. 총력전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에스의 공격력이 더 앞섰다. 플레이오프 영웅이던 김연경은 이날도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출전했으나 연타 공격을 이어가면서 상대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차전(59.09%)과 비교해 공격성공률(28.57%)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11득점. 외국인 선수 브루나의 부진(11득점)도 이어지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한 흥국생명은 이날 단 한 번도 경기 주도권을 잡지 못하며 지에스에 끌려가기만 했다.
양 팀은 장소를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옮겨 3, 4차전(30일, 4월1일)을 치른다. 흥국생명 세터 김다솔이 홈에서는 다른 토스 능력을 선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흥국생명의 ‘반격’이 나올 지 관심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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