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KCC 전창진 감독(왼쪽부터), 이정현,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 김승기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린저 신경 안 쓴다.”(전창진 KCC 감독)
“설린저는 대박이다.”(김승기 인삼공사 감독)
30일 서울 신사동 케이비엘(KBL)센터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월3일~15일)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전창진 케이씨씨(KCC) 감독과 김승기 케이지시(KGC)인삼공사 감독은 우승을 향한 열망을 선수에 대한 무한신뢰를 통해 표출했다.
정규 1위로 통합우승을 노리는 전창진 케이씨씨 감독은 3월 등장 이후 팬들의 집중 관심을 받는 인삼공사의 ‘농구도사’ 제러드 설린저를 어떻게 막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전 감독은 “설린저가 40점, 50점을 넣으면 다른 선수들이 공을 잡을 시간이 줄어든다. 설린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자기 팀의 귀화 외국인 선수 라건아에 대해서는 장점을 열거했다. 전 감독은 “라건아가 팀원들과 잘 융합하고, 훈련하는 태도가 아주 좋다. 타일러 데이비스가 부상으로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 ‘내가 더 뛸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동료에게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며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팬들에게 ‘설 교수’로 불리는 설린저에 대한 높은 신뢰를 과시했다. 그는 “설린저가 잘하는 것은 알았지만 오랜 부상 공백으로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 설린저 영입은 대박”이라고 표현했다.
라건아와 설린저의 맞대결이 팬들의 관심사이지만, 두 사령탑이 생각하는 핵심 포지션 싸움은 각각 달랐다. 전창진 감독은 “우리팀 포인트 가드인 유현준과 상대의 이재도와의 매치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고, 김승기 감독은 “우리팀의 오세근과 상대의 송교창의 대결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 팀에서는 이정현(KCC), 전성현(인삼공사) 선수가 배석했다. 이정현은 “전성현은 정말 막기 힘들지만, 이번에는 꼭 막겠다. 통합우승을 일구고 싶다”고 강조했고, 프로농구 최강의 3점슈터로 자리를 굳힌 전성현은 “제러드 설린저가 열심히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시원시원하고 재미있는 경기로 빨리 끝내고 우승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챔피언전 예상에서도 두 팀은 달랐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고전하고 올라온 케이씨씨의 전창진 감독과 이정현은 6차전에서,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6연승 무패로 챔피언전에 진출한 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과 전성현은 4차전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창진 감독 밑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두번째 챔피언전 우승을 노리는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전창진 감독님은 내가 존경하는 분이다. 날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주신 분이다. 하지만 승부에서 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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