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은 그 뒷모습. 연합뉴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팀이 금메달 획득 비결은 서로 간의 믿음과 철저한 준비였다.
구본길(32), 김정환(38), 오상욱(25), 김준호(27·후보)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팀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로 인해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정말 힘들었다. 팀 동료들을 믿고 의지해서 지금까지 왔고, 목표했던 금메달을 이루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대표팀은 서로를 믿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경기 도중 “너의 경기력을 의심하지 마”라고 외치는 장면이 티브이(TV) 중계에 잡히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정환은 “어느 선수가 경기 능력이 언제 막힐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의 멘탈을 잡아주기 위해 그런 말을 해주고 해결방안을 제삼자 입장에서 말해주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준비된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누른 뒤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이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이날 경기 막판에 투입된 김준호는 “개인전을 뛰지 않아서 부담감이 많았는데, 팀원들이 잘 이끌어줬다. 팀원들을 믿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원래 가지고 있던 경기력보다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2012 런던에 이어 도쿄에서도 활약한 구본길은 런던올림픽에서 함께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구본길은 “지금 멤버가 단단해지기 전에, 런던올림픽 멤버인 원우영과 오은석이 잘 버텨줬기 때문에 이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올 수 있었다. 그들이 버텨줌으로써 저희가 이 메달을 따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우영은 <에스비에스>(SBS) 펜싱 중계방송에 해설위원으로 나와 대표팀의 우승 장면 등을 보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결승에서 맹활약한 오상욱은 무관중 경기에 대해 “오히려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첫 경기 이집트전은 긴장을 많이 했다. 형들 이야기가 안 들릴 정도였다. 독일전에서 치열하게 경기를 하며 긴장이 풀렸고, 그때부터는 좀 즐기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지바/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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