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 “김영국 거사에 전화해 사면복권 제의”
“총무원 기획실장은 왜 청와대 드나드나” 목청도
‘봉은사 직영 지정 결정을 둘러싼 여권의 외압설’을 제기한 명진 스님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외압발언을 확인’한 기자회견을 했던 김영국 조계종 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이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내용을 새롭게 폭로했다.
명진 스님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 연 일요법회에서 “김영국 거사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3월 22일)밤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화를 통해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사면복권해 원하는대로 해줄테니 기자회견하지 말라고 종용했으나 김 거사가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하자, 쌍욕을 해댔다는 사실을 김 거사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김 거사가 당일 밤 11시에 대통령직속기구 소속의 모인사와 만났는데, 그가 기자회견을 하지 말것을 설득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곧바로 이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바꿔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봉은사 황찬익 실장도 “김영국 거사로부터 이동관 수석과 직접 전화를 통해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나는 김거사에게 (기자회견을 해서 폭로사실을 확인해달라고) 전화 한 적이 없고, 그가 (안상수 대표의 발언이 그런 발언을) 한적이 없다고 하면 내 말이 거짓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즉시 걸망을 매고 봉은사를 떠나려고 했는데, 청와대가 회유와 협박을 통해 김거사의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봉은사 직영에 대한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설을 제기했다.
명진 스님은 또 “총무원 (대변인인) 기획실장 원담 스님이 청와대를 부지런히 드나들었는데, 그와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얼마 전 봉은사에 왔을 때 봉은사 한주 지훈 스님이 원담 스님에게 ‘청와대를 수십번 드나들었다지요?’하고 묻자, 옆에 있는 영담 스님이 ‘셀 수 없이 드나들었지요’라고 답했다”면서 “이 때 원담 스님이 ‘수십번은 아니고 자주 드나든다’고 답했는데, ‘봉은사 직영 지정’이 종회 안건으로 채택되던 날 종단 내 유관 기관과 접촉해야할 기획실장이 왜 청와대에 들어갔는지 그 이유를 밝히라”고 물었다.
명진 스님은 불교단체가 ‘봉은사 직영지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진스님들과 불교단체들이 제안한 토론회를 총무원이 지난 2일 수용한다고 한 이후에도 실무 협의과정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못하자 이날 ‘외압설’ 공세를 재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봉은사 법회엔 동대문 은혜공동체교회 박민수 목사와 신자 50여명이 참석해 명진 스님에 대한 일부 기독교계의 비판 발언을 대신 사과하고 위로했으며, 불교의 자주성 회복을 기치로 내걸며 최근 출범한 ‘불교자주실천운동본부’가 동참 서명을 받기도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