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굿이 만난다. 30~31일 저녁 7~10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작은 한옥집에서다. ‘축제와 제의의 리듬’이란 주제로 올 한해 이 한옥집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작은 소리 열린공간’이 모임을 준비했다.
‘기독교 전례와 한국의 제의 전통’을 주제로 한 30일 모임엔 서울 을지로1가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와 국악선교단 예향이 함께 해 전통 음악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독교장로회 소속의 향린교회는 주일 예배 때 국악기로 찬송 반주를 하는 등 교회와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온 대표적인 교회로 꼽힌다.
이번 모임은 그동안 상극이었던 기독교와 제사전통의 화해의 시도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작은소리 열린공간’ 감독인 김정희(42)씨는 “전통을 미신시하는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관습이 급속도로 사라졌지만 우리의 제사 전통은 단지 주술적인 의미를 넘어서 하나의 마을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신을 잇게 함으로써 공동체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형식이며, 그 안에는 사람들을 살게 하는 밥과 다양한 예술 형태들이 존재했다”면서 “기독교에서도 80~90년대 전통관습을 터부시한데 대한 반성 분위기가 있었으나 논의가 계속되지 못했는데, 기독교계에서 다시 전통음악을 함께 하면서 서구화된 도시에서 전통관습을 어떻게 전승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31일엔 박흥주 굿연구소 소장이 ‘도시마을굿의 전승 방안’이란 모임을 이끈다.(02)730-1557.
조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