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당시 안 의사 신자자격 박탈은 최선책” 안중근 의사 순국일인 26일 한국 가톨릭 최고지도자인 정진석 추기경이 100년 전 안중근 의사의 가톨릭 신자 자격을 박탈했던 뮈텔 대주교의 당시 처신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후 6시 명동성당에서 한 ‘안 의사 순국 100돌 추모미사’ 강론에서 “안의사의 독립투쟁과 의거는 신앙의 연장선상에 있었다”면서 “오늘 미사는 안 의사의 가톨릭 신자 신분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어 “당시 교구장인 뮈텔 대주교님의 소극적인 처신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안의사에게 종부성사를 한 빌렘신부에게) 비교적 가벼운 직무정지를 명하고 출국시킨 것도 오히려 사제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란 생각이 들고, 빌렘 신부님은 안 의사의 고해성사를 들은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당시 교회 상황으로 봐 뮈텔 대주교가 교회와 사제, 신자인 안중근 토마스 모두를 돌보는 방법을 고심해 최선의 선택을 내린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신학연구소 박영대 소장은 “1911년 안중근의 사촌동생 안명근 야고보로부터 데라우치 총독 암살 계획을 들은 빌렘 신부의 보고를 받고 이를 총독부에 제보해 독립지사 105인이 잡혀가게 한 것만으로도 식민지 백성에 대한 뮈텔 대주교의 당시 인식을 알 수 있다”면서 “빌렘 신부가 출국한 것은 안의사가 순국한 지 4년이나 지난 1914년이었다는 것만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할 당시 한국 가톨릭 최고지도자였던 뮈텔 대주교는 안 의사가 황해도 신천성당 총대(사무국장)로 활약할 당시 주임이었던 빌렘 신부의 안 의사 면회를 불허하고, 사형 직전 안 의사를 찾아 종부성사를 한 빌렘 신부에 대해 2개월간 성무집행금지 조처를 내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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