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뉴스

성직자들의 성스캔들로 독신제도 기로

등록 2012-06-06 19:06

 현대에서 독신 수도자의 성문제는 서구에서도 사회문제화한 지 오래다.

 서구 가톨릭에선 전세계적으로 성직자의 성추문이 잇따라 터져 교황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4년 전 교황으로선 29년만에 미국 순방길에 올랐을 때도 성직자들의 성추문 사건을 사죄해야 했다. 독일에선 교황의 형인 게오르크 라칭거 신부까지 성추문에 연루되는 등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에서 잇따라 고아원생과 어린이, 학생 성추문 사건이 터져나왔다. 

 더구나 독신제도로 인한 젊은층의 사제 서원 기피가 심각해지면서 11세기 후반에 도입돼 1545년 공식화된 가톨릭 독신제도도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유럽에선 450여년 전 가톨릭으로부터 분가한 성공회 사제들처럼 가톨릭 사제도 결혼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성공회는 사제의 결혼은 허용하지만 수도원의 수도자들은 여전히 독신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존경했던 피에르 신부(1912~2007)도 젊은날 자신의 파계를 공개하면서“사랑하는 여자와 오랜 세월 함께 살고 있는 사제들을 알고 있으며, 그런 사생활과 무관하게 그들은 여전히 훌륭한 사제들”이라고 사제의 결혼 선택을 주장했다.

 불교의 경우 일본에선 일찍부터 결혼을 허용했다. <생각버리기 연습>으로 국내에 널리알려진 일본 승려 고이케 류노스케(34)는 이혼남이지만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하고 싶다"고 스스럼 없이 최근 방한 인터뷰에서도 말했다. 일본에선 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일 뿐이다.

 국내 불교계 30여개 종단 가운데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곳은 조계종과 천태종 등 일부 종단 뿐이다. 승복을 입었다고 모두 독신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처자식을 둔 승려 만해 한용운은 <불교 유신론>에서 ‘불교도 결혼을 허용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신비구승들은 ‘왜색 불교’ 처단의 기치를 내걸고 일제 때 다수를 차지했던 대처승을 절에서 몰아냈다. 이때 조계종과 태고종으로 분리됐다. 그러나 조계종은 ‘청정 독신 비구(비구니 포함) 종단’이라는 기치를 내세워 대중적 프리미엄을 얻은게 사실이다

. 불교 현대화를 시도한 원불교는 출가 당시 남자 교무가 결혼을 할 것인지, 독신으로 살 것인지 결정해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불교 4대종단 가운데 하나인 진각종은 결혼후 부부가 함께 심인당(법당)을 이끌도록 하고 있다.

 독신주의는 세속인과 차원이 다르다는 이미지와 신비화로 선교·포교에 큰 효과를 얻고 있다. 가톨릭과 불교가 이를 쉽게 놓을 수 없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1.

두번째 화살을 맞지않으려면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2.

홀로된 자로서 담대하게 서라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3.

착한 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4.

천도재도, 대입합격기도도 없는 사자암의 향봉스님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5.

고통이 바로 성장의 동력이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