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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유기견 그림, 너는 내 운명

등록 2017-09-19 14:00수정 2017-09-19 14:36

[애니멀피플] 조민영의 색개
버려진 아이들의 눈빛을 그리다
이 작품들의 제목은 모두 한가지다.‘잃어버린 산책’(La Promenade perdue).

산책, 개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아마도 산책일 것이다. 버려진 아이들이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떠나버린 주인을 기다리고 누군가에게 구원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이 연작 속에 담고 싶었다.

1992년 프랑스로 떠나기 전, 한국에는 반려동물 문화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머물던 시절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교감하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 처음으로 동물들과 친숙하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동물 관련 봉사를 하는 친구를 만나면서 유기견들의 실상을 접했다. 그 아이들을 그리게 된 건 나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슬픔과 고통 앞에선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때로 아픔은 겸손의 옷을 입기도 하지만 본질은 그저 아픔일 뿐이라는 걸 느끼는 시간이 나에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해지는 요즘,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그 아이들의 아픔을 나누고 싶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이 아이들의 눈빛을 통해 읽기 바란다. 매년 버려지는 아이들의 숫자가 날로 증가하고 유기견이나 유실견의 교통사고, 굶주림, 사망이 늘고 있다.

안락사의 공포 속에서 매년 10만 마리씩 늘어가는 유기견의 현실은 반려동물 1천만 시대의 아픔이고 부끄러움이다.

그래서 ‘잃어버린 산책’은 그 아이들의 잃어버린 소속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들의 잃어버린 가슴인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외면한 그 아픈 화살은 언젠가 우리들을 다시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일 것이다. 그러므로 잃어버린 산책은 또한 잃어버린 우리들의 가슴이라 표현하고 싶다.

글·그림 조민영 화가

* 유기견들의 초상을 캔버스에 담은 ‘조민영의 색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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