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공격성에 대한 이슈가 회자하면서,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고민이 깊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한 매너를 익히는 건 비단 반려동물만의 몫은 아니다. 대개의 문제는 동물을 소유물로 여기는 인간의 관행에서 비롯된다. 대중에게 퍼진 동물 혐오, 대량 발생하는 유기동물 등 국내 반려동물 문화의 문제는 반려인의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 동물을 즉흥적으로 소비하고, 사람의 뜻대로 다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버릇없이 굴도록 두는 게 사랑도 아니고, 캄캄한 집에 들어올 때 반겨주는 게 좋아서 키우는 것도 사랑은 아니다.
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에서는 바깥일을 오래 하는 독신자에게는 동물을 엄격하게 분양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동물이 집에 혼자 남으면 행동학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고쳐서 함께 사는 게 가족의 의무다. 누군가의 독점적 소유물이 아닌 행동하는 생명체이므로 동물도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사람도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비글에게는 ‘악마견’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사냥견 출신으로 힘도 세고 지구력도 뛰어나다. 아무리 놀아줘도 지치지 않아 함께 노는 사람도 헉헉댄다. 지칠 줄 모르는 활동력 덕분에 이런 과한 별명이 붙었지만, 매일 산책과 운동을 해준다면 비글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천사견’이라는 별명을 선사해줄 것이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말이 있다. 거꾸로 말하면 나쁜 개를 만드는 환경만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조민영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