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제주교구장)이 1일 낮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다 구속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부인 정순선씨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제주/허호준 기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10% 주민 동의로 ‘합법적 절차’ 주장은 속임수
군사기지 건설 강행땐 4·3 영령들이 통곡할 것”
“10% 주민 동의로 ‘합법적 절차’ 주장은 속임수
군사기지 건설 강행땐 4·3 영령들이 통곡할 것”
강우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제주교구장)은 1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근처에서 지난 25일 구속된 강동균 강정마을 마을회장의 부인 정순선(54)씨를 만나 손을 꼭 잡고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불거진 2007년부터 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앞장서 비판해온 강 주교는 전날 외국 출장에서 귀국해 첫 일정으로 강정마을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드린 뒤, 문정현 신부 등이 날마다 미사를 올리는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 임시로 마련한 ‘평화기도소’로 가던 길이었다.
강 주교는 “정부가 주민 1000여명 가운데 8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는 것을 근거로 제주도에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국가 경찰력이 충분한 검토나 조사 없이 학살했던 4·3 사건 당시 희생된 3만여 영령들이 통곡할 일”이라고 매섭게 말했다.
-정부가 지난 31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대규모 경찰력을 파견했는데?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어 날마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국가지도자들이 좀더 백성을 보듬고 백성의 아픔을 느낄 줄 알고 공감했으면 한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과 주민 등 구속과 관련해) 법원도 법의 근본 정신을 성찰해줬으면 한다. 법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사람이 법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법조문만을 보고 국방부의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법조계의 슬픈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평화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위치에 있고, 한·중·일 사이에서 중국 쪽에 가깝다. 미국의 의도가 어떻든 미군 함정이 제주에 정박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 대결 구도의 틈바구니에 우리가 끼어들어 제주도를 전략적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이나 동북아,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1948년 제주도에 4·3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국가 경찰력이 충분한 검토나 조사 과정 없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학살했다. 우리 역사의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외국 같았으면 전시상황이라도 무차별 학살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경찰력보다 우선하는 것이 생명이고, 개인의 인권이다. 제주도가 그런 땅인데 (정부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군사기지를 설치한다는 것은 정말로 4·3 당시 희생된 3만여명의 영령들이 하늘에서 통곡할 일이다.”
-정부가 ‘외부 단체’들에 반대 활동을 중지해달라고 했는데?
“외부 세력을 이야기한다면 국방부도 외부 세력이다. 주민들 90%가 반대하는데 국방부는 국책사업을 추진한다고 해서 외부 세력이 아니고, 주민들의 뜻을 존중하자는 사람들을 외부 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말 자체가 안 된다.”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은? “국가 권력은 백성에게서 나온다. 백성을 무시하는 권력은 정의롭지 못하다. 주민 1000여명 가운데 8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고 합법적 절차를 거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절차를 거쳤다지만 형식적이었다. 그 뒤 이뤄진 모든 일들이 편법으로 이뤄졌다. 주민의 90%가 반대하는데도, 편법적인 방법으로 10%의 주민들을 동원해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하는 것은 속임수이고, 이를 법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두고 죄를 짓는 일이다.” -경찰력 투입설이 나오는데? “우리가 무얼 할 수 있겠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강정 주민들과 함께하는 수밖에 없다.” -갈등을 해결할 방안은 뭐라고 보는가? “제주도민의 0.1%도 안 되는 강정마을 주민들은 4년 넘게 힘들고 외롭게 싸워왔다. 생명평화 가치를 존중하는 교회는 원칙적으로 군사기지를 반대한다. 그러나 강정마을 모든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정한 의견수렴과 도민들에 의한 동의 과정 등 합리적으로 정리가 됐을 때 찬반 여부를 떠나 존중하고자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평화를 생각해줬으면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어려운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제주도라는 섬을 동북아 긴장의 섬으로 만들지 말고 평화를 가져오는 상징적인 섬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보다 몇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은? “국가 권력은 백성에게서 나온다. 백성을 무시하는 권력은 정의롭지 못하다. 주민 1000여명 가운데 8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고 합법적 절차를 거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절차를 거쳤다지만 형식적이었다. 그 뒤 이뤄진 모든 일들이 편법으로 이뤄졌다. 주민의 90%가 반대하는데도, 편법적인 방법으로 10%의 주민들을 동원해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하는 것은 속임수이고, 이를 법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두고 죄를 짓는 일이다.” -경찰력 투입설이 나오는데? “우리가 무얼 할 수 있겠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강정 주민들과 함께하는 수밖에 없다.” -갈등을 해결할 방안은 뭐라고 보는가? “제주도민의 0.1%도 안 되는 강정마을 주민들은 4년 넘게 힘들고 외롭게 싸워왔다. 생명평화 가치를 존중하는 교회는 원칙적으로 군사기지를 반대한다. 그러나 강정마을 모든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정한 의견수렴과 도민들에 의한 동의 과정 등 합리적으로 정리가 됐을 때 찬반 여부를 떠나 존중하고자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평화를 생각해줬으면 한다. 정책 입안자들이 어려운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제주도라는 섬을 동북아 긴장의 섬으로 만들지 말고 평화를 가져오는 상징적인 섬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보다 몇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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