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첫 도화선이 됐던 전남대 교정 정문에서 80년 5월15일 전투경찰과 학생들이 대치하고 있다.5·18기념재단(나경택) 제공
종편과 일베 겨냥해 “요구에 불응하면 법적 대응하겠다”
“(80년 5월에) 옛 전남도청 앞 상무관에 영령들을 모셨던 관을 찍은 사진을 ‘홍어 포장 완료’, ‘광주는 택배장사가 잘된다’고, 가신 님들 영혼까지…. 홍어라니….”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20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보수 성향 종합편성채널과 단체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북한군이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라고 폄훼하는 것과 관련해, “인터넷과 종편 등 모든 사례를 발췌해 강력하게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시장인 제가 경고를 하겠는데, (종합편성채널과 보수논객 등이)이번 주말까지 (5·18과 왜곡·폄훼 기록들을) 자진해서 전부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강 시장은 또 “종편은 탈북군인이라는 사람을 불러 북한군이 5·18을 저질렀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일베라는 이상한 사이트는 5·18 희생자의 영혼까지 모독하고 있다”며 왜곡의 진원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강 시장은 “자진 삭제하지 않을 경우 형법상 (5·18을 왜곡해 관련자들의 명예를 훼소한) 명예훼손혐의와 유언비어 유포혐의,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해 (왜곡 내용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어 “5·18 왜곡·폄훼 사례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다. 법치국가에서 이런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종합편성채널이라는 곳에서는 버젓이 ‘5·18을 북한군 600명이 내려와서 저질렀다’고 말도 안되는 증언자(탈북자)를 붙여서 공공연하게 전국에 방송했다. 또 한 인터넷상에선 5·18을 (홍어 택배를 빗대는 등) 왜곡하고 있다”며 “이것은 시장이 나서기 전에 정부가 당연히 나서서야 할 사안인데, 도대체 정부는 뭐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시의회, 5·18기념재단, 5월단체, 전남대 5·18연구소, 시민·사회단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이 참여하는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를 꾸려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경률 광주시 인권담당관은 “각 기관 및 단체와 협의해 이번 주 중으로 첫 모임을 연 뒤, 대책위 구성 방안과 법적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5·18 왜곡·폄훼 등의 문제를 상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5·18전문 변호사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는 5·18정신계승 선양팀을 통해 인터넷에 5·18을 왜곡하는 사안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5·18기념재단도 대한변호사협회와 민변 등에 공문을 보내 2개 협회에서 10명씩 20명으로 5·18을 왜곡하고 폄훼한 단체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전담할 변호인단을 꾸리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송선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 왜곡은 피해자들에게 또다시 죽음과 같은 고통을 주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국방부와 검찰·경찰 등 정부가 나서 사실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일보> 계열의 종편 채널인 <채널에이>는 15일 시사 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 5·18 당시 북한군으로서 광주에 투입됐다고 주장하는 탈북 인사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김명국이라는 가명으로 목소리만 나온 그는 “광주 폭동 때 참가했던 사람들 가운데 조장, 부조장들은 (북으로 돌아가) 군단 사령관도 되고 그랬다”, “머리 좀 긴 애들은 다 (북한) 전투원”, “전라도 사람들은 광주 폭동이 그렇게 들통나면 유공자 대우를 못 받는다”와 같은 말을 했다.
또 <조선일보> 계열 종편 채널 <티브이조선>은 지난 13일 시사 프로그램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5·18은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한 무장폭동’이라는 주장을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은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임천용씨를 출연시켜 “(5·18 당시)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침투했다”,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고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라는 주장을 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1980년 5월 24일 국가폭력에 맞서 무장한 시민군들은 전남도청에서 의료반을 만들어서 앰뷸런스를 가동하고 식량조달반도 두었다.5·18기념재단(황종건) 제공
계엄군이 철수한 후 도청 안에 마련된 임시 유해안치소에서 가족들이 주검을 확인하고 넋을 잃은 채 울부짖고 있다.5·18기념재단(황종건) 제공
1980년 5월 19일 광주에서 계엄군 위생병이 페퍼포그 차량 옆에서 저항의지도 없는 학생을 곤봉으로 힘껏 내려치고 있다.5·18기념재단(나경택) 제공
1980년 5월 21일 시민들이 전날 도청 앞 저지선을 뚫으려다 멈춘 버스를 바리케이드로 이용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다.5·18기념재단(황종건) 제공
1980년 5월 22일 부녀자들이 솥을 걸고 밥을 하며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5·18기념재단(나경택) 제공
1980년 5월 27일 새벽 마지막까지 싸운 시민군들이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전남도청 마당에 엎드려 있다.5·18기념재단(김녕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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