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목포신항에서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이 세월호 선미 부분에서 철제 구조물을 제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선체 수색이 본격화하면서 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19일 “인양 이후 발견한 유류품은 167점(인계 4점 포함), 뼛조각은 40점(동물뼈 추정)이다. 유류품이나 뼛조각은 법적 절차를 거쳐 가족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유류품과 뼛조각을 어떻게 관리할까. 유류품은 세척, 탈염, 헹굼, 건조 등 11개 과정을 거친다. 수색조가 유류품을 찾으면 장소·시간·발견자를 명시한 명세표를 붙여 선체 바깥으로 반출한다. 물품을 낱개로 찾으면 날짜별 구역별 유형별로 구분하고, 가방이 나오면 소유자 확인과 내용물 보전을 위해 해경·가족이 함께 열어 본다. 이후 초벌 세척해 유류품·화물·폐기물 등 3종류로 분류한다. 유류품은 전자 제품·장신구·시계·가방·옷·신발 등 탑승자의 소지품을 가리킨다.
디지털 정보기기가 나오면 특별 관리한다. 사고 원인이나 침몰 과정을 조사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색조가 휴대전화, 차량 블랙박스, 노트북피시, 태블릿피시, 디지털카메라, 폐회로카메라(CCTV) 등을 수거하면 즉시 선체조사위원회에 넘긴다. 선체조사위는 선체 안에서 나온 디지털 정보기기들을 모아 산화방지 처리를 한 뒤 복원을 시도할 계획이다. 선체 안에서는 승선원 476명의 휴대전화, 차량 180여대의 블랙박스, 폐회로카메라 64대의 영상 중 상당수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검찰과 경찰 등이 불신받고 있어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적인 민간 기관에서 디지털 정보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반 유류품은 진흙을 없애고 주인을 확인한다. 주인이 원하면 곧바로 넘겨 준다. 주인을 모르는 유류품은 날짜별 구역별 가방별로 그물망에 담아 사흘 동안 탈염 처리를 한다. 이어 비누나 세제로 흙과 녹을 제거하는 2차 세척을 진행한다. 세척한 뒤에는 헹구고 말려서 사진을 촬영하고, 목록을 작성한다. 이런 작업이 끝나면 비닐 봉지에 담아 에어컨과 제습기를 설치한 보관소에 넣는다.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발견되면 극도로 엄격하고 신중하게 대응한다. 인양과 수색의 가장 큰 목적이 미수습자 9명을 가족의 품 안으로 돌려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뼛조각을 발견하면 수색조는 즉각 작업을 멈추고 현장을 보존한다. 참사 이후 3년이 흘렀지만 이동 거리가 짧았고, 옷을 입은 상태여서 유골이나 유해가 흩어지지 않고 부근에 모여 있을 수 있다. 수색조는 신체 골격의 모양과 미수습자 9명의 복장을 교육받고 작업에 들어간다. 유골이나 유해를 확인하면 검찰의 검시, 해양경비안전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안을 거쳐 안치한다. 크지 않은 뼛조각(골편)의 경우 유전자(DNA) 정보를 분석해 신원을 밝히는데 통상 3주일 이상 걸린다. 수색을 맡은 코리아쌀베지 류찬열 대표는 “수색의 최대 난제는 바닥 곳곳에 1m까지 두껍게 쌓여 있는 진흙이다. 이외 고온·태풍·호우 등 기상요인도 작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