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열달 앞두고 여야에서 유력한 차기 경기도 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자 자리에서 펼치는 청년 복지 정책 경쟁이 뜨겁다. 이재명 시장이 지방정부의 맞춤형 복지 정책인 청년배당을 먼저 시행 중인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청년연금 정책을 내놓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경쟁은 ‘타깃형 복지’와 ‘보편적 복지’ 사이의 논쟁까지 일으키며 청년복지 정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키우고 있다.
남 지사와 이 시장의 청년 복지정책은 각각 ‘청년배당’과 ‘중소기업 청년 노동자 10년에 1억 만들기’로 대표된다. 지난 16일 남 지사는 청년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면서 “도내 중소기업에 취업한 18~34살 청년 1만명이 월 최대 30만원을 저축하면 경기도가 매달 30만원씩을 지원해 10년 뒤 1억원의 목돈을 손에 쥐게 하겠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 청년 노동자 2만명에게 2년간 매월 30만원씩 임금을 지원하는 ‘청년마이스터 통장’과 중소기업 노동자 10만명에게 2년간 1인당 120만원의 복지포인트를 제공하는 ‘청년복지포인트’도 내놓았다.
앞서 지난해부터 청년복지 정책을 시행중인 이재명 시장의 주요 정책은 청년배당 등 3대 무상복지 정책이다. 이 중 청년배당은 성남시에 거주하는 만 19~24살 청년에게 성남시의 학원과 서점 등 2550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연간 100만원씩 지급하는 것이다. 지난해 1만7426명에게 111억원이 지급됐다. 이 시장의 청년배당 정책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도입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구직 촉진수당을 도입하겠다는 약속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의 청년복지 정책의 시작은 ‘기본 소득’과 ‘청년 실업 대책’으로 달랐다. 먼저 시작한 이 시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헬조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들의 상황이 너무 어려워 재산과 소득,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주는 기본소득을 도입하게 됐다”며 “청년배당 시행 뒤 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의 책임감을 느끼고 지역 화폐를 통해 골목경제를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현장을 자주 찾았다는 남 지사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중소기업에는 사람이 없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는데, 두 그룹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면 윈윈할 수 있겠다는 고민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청년들과 중소기업이 함께 힘을 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렇다고 이들 정책이 마냥 순항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시장의 청년배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와 법적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법원에 제소해 계류중이다. 남 지사의 정책은 11월 초까지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심의위원회 심의를 넘어야 한다.
남 지사는 이 시장의 청년배당을 부정적으로 본다. 남 지사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소득과 상관없이 수당을 주는 보편 복지에는 신중해야 한다. 그런 식의 수당을 주는 게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도 남 지사에게 날을 세웠다. 이 시장은 “남 지사가 청년연금을 시행한다면서 성남시의 청년배당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지 않는 것은 자치권에 대한 자해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에 청년이 300만명이 넘는데 특정인을 골라 1인당 최대 5천만원을 주는 것은 로또와 뭐가 다른가. 이것이야말로 특정인에게 과도한 예산을 퍼주는 포퓰리즘이다. 한마디로 ‘타깃 복지’가 아니라 ‘타깃 특혜’다”라고 말했다.
재원 마련 대책과 관련해선 두 단체장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 향후 10년간 남 지사의 3대 청년 일자리 정책에 들어갈 돈은 6263억원인데, 경기도 일반회계에서 10년간 6천억원 지원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년배당을 포함해 무상교복, 무상 산후조리원 등 이 시장의 3대 무상복지에 들어갈 돈은 1710억원인데, 성남시가 조세 수입이 많은 부자도시라 가능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청년들과 중소기업 양쪽을 유인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라면 예산이 과하지 않다. 특히 생산과 연결되는 선순환형 복지이기 때문에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반박했다. 남 지사는 자신의 정책을 소비형 복지가 아니라 생산형 복지라고 규정했다. 이 시장 역시 “부자여서 연간 100억원을 쓰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토목 예산을 아끼고 체납 세금을 효율적으로 징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청년배당은 소비형 복지가 아니라, 앞으로 열심히 일할 청년들에 대한 선투자로 평가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후보자들의 당락을 가른 화두가 됐듯 지난 대선에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복지는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타깃형 복지’와 ‘보편적 복지’라는 철학의 차이를 바탕으로 한 남 지사와 이 시장의 청년 정책 경쟁은 내년 6월까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수원 성남/홍용덕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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