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주교동 265.5㎜ 폭우 주택 68채 침수 등 피해 속출
경기 9가구 21명 이재민 발생…임진강 필승교 수위 2m 넘어서
경기 9가구 21명 이재민 발생…임진강 필승교 수위 2m 넘어서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에 시간당 7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많은 비가 내린 경기지역 곳곳에서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29일 수도권기상청과 경기도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누적 강우량은 고양 주교 265.5㎜, 연천 신서 215㎜, 김포 209.5㎜, 포천 170㎜ 등이었다. 고양에서는 28일 오후 6시35분부터 1시간 동안 70.5㎜의 비가 내려 도내 최다 시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비로 과천, 하남, 고양, 김포, 시흥 등 5곳에서 9가구 2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주거지가 물에 잠겨 마을회관이나 친척 집 등으로 대피했다. 주택 침수는 고양이 68채로 가장 많았고, 김포 32곳, 하남 30곳, 안산 25곳, 시흥 21곳, 부천 19곳, 구리 7곳, 성남 5곳, 안양 5곳 등 11개 시군 215곳으로 집계됐다.
안성 지방도 306호선에서는 경사면이 유실된 곳이 발생했고, 과천 문원동 새마을회관 앞에서는 도로 침하 현상이 나타나는 등 공공시설 피해도 이어졌다. 여주시 능서면과 이천시 호법면 등의 비닐하우스 15곳에서는 농작물 침수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수원시 오목천 지하차도 등 7개 시군 18곳의 지하차도와 잠수교 등은 비로 통행이 한때 통제됐으며, 4건의 차량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경기도는 현재 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오후부터 도내 대부분 지역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비구름은 연천과 포천, 동두천 등 북부 지역에 머물러 있으며 서서히 남하해 오후 들어서는 서울과 경기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30일까지 예상 강우량은 80∼150mm이며, 경기 북부 등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250mm 이상이다.
한편,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연천군 남방한계선에 있는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29일 오전 8시 비홍수기 인명 대피 기준인 2m를 넘어섰다.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과 연천군 등의 설명을 들어보면, 필승교 수위는 이날 오전 6시50분 0.70m에서, 7시20분 1.13m로 홍수기 인명 대피 기준인 1.0m를 넘어선 뒤 오전 8시 현재 2.05m로 높아지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천군과 파주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임진강 주변 행락객과 낚시객 등의 대피를 유도하는 안내방송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군남홍수조절댐을 관리하는 수공 임진강건설단도 필승교 등 임진강 수위 변화를 주시하며 대처하고 있다.
필승교 하류 10㎞ 지점에 있는 군남댐 수위는 이날 오전 6시50분 23.99m에서 오전 8시 24.82m로 높아져 수문 13개 중 7개를 열어 초당 310.4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그러나 초당 540여t의 물이 유입되는 등 당분간 군남댐 수위는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연천 신서 지역에는 밤 사이 215㎜의 폭우가 쏟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임진강 상류에 시간당 40㎜ 이상 비구름대가 형성되는 등 북한의 황강댐 방류보다는 집중호우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수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