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호도·녹도·외연도 주민들이 지난 17일 대천항에서 여객선 웨스트프론티어호에 탑승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관광객 감소와 유류비 인상 등으로 적자가 누적돼 정기여객선 면허를 반납한 외연도 여객선이 운항 중단 하루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보령시는 섬 주민이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장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시는 ㈜신한해운 소속 웨스트프론티어호(140톤급)가 지난 19일부터 대천항~호도~녹도~외연도(51㎞) 노선에서 하루 1회 왕복 운항을 재개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신한해운은 지난달 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누적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정기여객선 면허를 반납하고 지난 17일까지만 운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대천항~외연도 노선의 여객선이 끊겼다.
충남도·보령시·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항로 폐쇄에 앞서 이 항로에 있는 3개 섬 주민 대표, 선사 쪽과 여객선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협의를 했다. 선사는 시가 제시한 유류비 인상분 등 적자를 보전해주는 등의 조건을 받아들여 항로를 폐쇄한 지 하루만인 지난 19일부터 여객선 운항을 재개했다.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은 18일은 충남도 항만순찰선 충남 901호(승선정원 15명), 보령시 행정선 충남 503호(승선정원 35명)와 어업지도선 충남201호(승선정원 22명) 등 행정선 3척이 1차례씩 투입돼 섬 주민 67명을 수송했다.
신한해운 쪽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로 섬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고 원산도 해저터널~안면도 연륙교 개통에 따라 황금 노선이던 대천항~원산도~선촌항~안면도 영목항 항로가 폐쇄돼 수익이 크게 줄어들어 여객선 면허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8월까지 이 노선의 누적 적자가 2억4천만원에 달해 하루 2차례 다니던 운항 횟수를 1차례로 줄였으나 경영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령시는 올 연말까지 신한해운이 최소 5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경 신한해운 대표는 지난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외연도 노선은 연간 일일생활권 항로 지원금 1억5천만원과 적자 항로 지원금 1억5천만원 등 3억원을 지원받아 근근이 유지했다. 올해 들어 유류비는 배 이상 올랐는데 지원금은 반으로 줄어 섬 주민께 죄송하지만 면허를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천항~외연도를 운행하는 여객선 웨스트프론티어호의 선실. 송인걸 기자
보령시는 선사에 유류비 인상분 등 적자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19일부터 여객선 운항을 재개했다. 또 충남도·대산지방해양수산청과 안정적인 항로 운항을 위한 국가보조항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보조항로는 △2년 연속 적자 △항로 단절 △운영선사 공모 불발 △국비 운영예산 확보 조건을 충족하면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 지정한다. 고효열 보령 부시장은 “신한해운과 국가보조항로 지정 전까지 적자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운항을 재개했다”며 “섬 주민의 안정적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장기 대책으로 국가보조항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외연도 항로가 국가보조항로로 지정되면 국비로 여객선 건조비 60억원과 연간 운영비 6억원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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