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협회장은 9일 저녁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호사회 합동장을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대구시 수성구 변호사사무실 건물에서 난 화재로 7명이 숨지는 사고에 대해 대구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회 합동장을 치르기로 하고 사회적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협회장은 9일 저녁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로 동료 변호사 한 분과 직원들이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직원들 가운데 2명은 동료 변호사의 친인척이기도 하다. 저도 먹먹해서 말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유가족 분들에게 변호사회 합동장으로 장례식을 치르자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 회장 역시 불이 난 건물 4층에 있었다. 그는 “소리 지르는 소리가 나서 평소처럼 악성 민원인라고 생각했다. 우리 법조인들은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용의자는 돈을 받지 못해서 상대방 변호사에게 찾아와 해코지를 한 것이다. 이번 용의자가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던 걸로 안다. 소송에 패소해서 사회적 원한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 제도로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회에서 각 유가족들의 피해 지원을 위해서 모금 절차를 진행하려고 한다. 변회 가족들과 유가족들이 이번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심할 것이다. 대구시의사회와 논의해 앞으로 정신과 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김아무개 변호사는 대구지방변회 회원이다. 이 회장은 “고인이 되신 김 변호사는 평소에 변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선후배 변호사들이 많이 아끼는 변호사였다. 용의자의 상대방 변호사로 지목된 다른 변호사도 상당히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지역 정치권은 잇따라 추모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번 화재로 인해 안타깝게 사망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관계 당국은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라며, 사건 발생 경위 등을 한 점 의혹없이 철저히 조사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사망하신 분들의 명복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또 이번 화재 사건의 신속한 현황파악과 화재에 취약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대구시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낮 10시55분께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법 근처 변호사사무실 5층 건물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7명이 숨졌다. 용의자 50대 ㄱ씨는 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