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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패션 디자이너도 ‘멋지고’ 볼 일이야

등록 2006-06-28 19:57

미남은 아니지만 토크쇼 진행자로 성공한 패션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
미남은 아니지만 토크쇼 진행자로 성공한 패션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
강주연 패션 어드벤처
요즘엔 패션 디자이너들도 잘생겨야 ‘잘나간’다. 중죄를 저질렀어도 금자씨처럼 예쁘면 동정을 사는 법이다. 무슨 일을 하든 일단은 예쁘고 볼 일이다.

‘럭셔리 백’의 대명사가 된 루이 뷔통의 수석 디자이너인 마크 제이컵스는 줄리앙 조각상처럼 생긴 외모로 90년대 초반 여성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곧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가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디자이너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세상에 알려준 것은 무엇보다 그의 잘생긴 외모 덕이 컸다. 또 신인 때만 해도 꽤 뚱뚱하고 뻐드렁니였던 런던 출신의 알렉산더 매퀸 역시 현재는 다이어트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매력적인 얼굴로 변신에 성공했다. 얼마 전 구치의 디렉터 자리를 떠나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디자이너 톰 포드도 배우 못지않은 매력적인 외모와 카리스마로 전 세계 패션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사람이다. 완벽한 몸매 관리는 물론 심지어 이끼 낀 듯 살짝 뒤덮인 턱수염조차 매일 일정한 길이로 저장된 면도기에 의한 철저한 ‘설정’이라고 한다.

다재다능한 재주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디자이너들도 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여성복 디렉터인 존 갈리아노는 패션쇼 때마다 독특한 피날레 세리머를 보여줌으로써 그의 쇼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디오르 남성복을 맡고 있는 에디 슬리만 역시 패션에 대한 재능 외에 예술 사진과 음악 등의 분야에서도 끼를 발휘해 마니아 층을 형성시켰다.

그런가 하면 미남은 아니지만 오프라 윈프리 못지않은 타고난 말솜씨로 고정 팬을 갖고 있는 뉴욕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는 지난해 12월부터는 아예 ‘아이작(Issac)’이라는 토크쇼 진행자로 변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국내에서도 케이블 채널 ‘올리브네트워크’를 통해 방영중.)

국내에서도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에 출연해 숨겨진 재능을 보여준 카루소의 디자이너 장광효나 영화 〈정사〉 <스캔들> 등의 아트 디렉팅을 맡았으며 아티스트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구호 여성복의 디자이너 정구호가 패션 외의 재능으로 고정 팬을 갖고 있는 ‘엔터테이너 디자이너’들이다. 아직은 신인급 디자이너이지만 제너럴 아이디어의 디자이너 최범석 역시 본인의 쇼에서 직접 음악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또 그는 최근 포뮬러1 그랑프리에서 슈마허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돌풍을 몰고 온 페르난도 알론소가 탈 르노 자동차의 일부분을 디자인하기로 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모습을 제안하고 고안해야 하는 패션 디자이너들 자신의 모습이 엉망이라면 그들이 제시하는 디자인에도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매력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이미지에서 신뢰감을 느끼며 그들의 옷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옷 만들랴, 내 모습 가꾸랴, 숨은 재주 발휘하랴 디자이너들도 바쁘겠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비주얼 시대’인 요즘, 패션 디자이너들도 무대 위의 엔터테이너가 되었음을.

〈엘르〉 패션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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