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2008년 그들이 돌아온다!

등록 2007-12-23 21:26수정 2007-12-23 21:34

별순검
별순검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 안방 정착 시도
<막돼먹은 영애씨>(티브이엔), <별순검>(엠비시 드라마넷), <옥션하우스>(문화방송) 등 ‘시즌제’를 표방하는 드라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는 <프렌즈>, <섹스 앤 더 시티>처럼 소재나 캐릭터가 바뀌지 않고 여러 에피소드를 시즌별로 엮어 선보이는 형태를 일컫는다. 장기적인 사전 기획과 사전 제작, 같은 배우와 제작진의 참여 등이 구성 요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엄밀히 말하면 이들 작품은 전편의 인기에 힘입어 만들어진 속편이라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막돼먹은 영애씨>와 <별순검>이 미국식 시즌제와는 다르지만 한국형 시즌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호평 속에 각각 내년 2월에 시즌 3, 내년 8월에 시즌 2를 선보인다.

■ 시즌제 드라마로의 전진=지상파보다 케이블 쪽에서 시즌제 드라마들이 눈에 띈다. 가장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드라마는 <막돼먹은 영애씨>다. 편당 3천5백만원의 저예산 드라마이지만 다큐라는 새로운 형식,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 적나라할 정도의 현실적 캐릭터 등이 시즌제로 이어갈 수 있는 힘으로 꼽힌다. 비슷한 이야기와 스타일을 우려먹는 식이 아닌 회를 거듭할수록 발전된 모습을 보인 점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박준화 피디는 “시즌1이 주인공 영애 중심으로 이어갔다면 시즌 2에서는 영애뿐 아니라 가족, 직장 동료 등 캐릭터들이 서로 엮이면서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 점이 더 많은 팬을 끌어들인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옥션하우스
옥션하우스
29일에 막을 내리는 <별순검> 또한 시즌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별순검>은 지난 2005년 문화방송에서 <추리다큐 별순검>으로 전파를 탔지만 시청률이 낮아 조기종영된 뒤 팬들의 요청으로 부활한 드라마다. 케이블로 자리를 옮긴 <별순검>은 10월13일 첫회 시청률 1.82%으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4.33%를 기록해 다음 시즌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별순검>의 이재문 제작 피디는 “시즌 2에서는 시즌 1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제작 시스템의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작가 200명이 집필하는 미국드라마 <24>처럼 작가 10명을 늘려 집단 창작 형식으로 가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상파에서는 유일하게 문화방송이 <옥션하우스>를 시작으로 시즌제 드라마의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옥션하우스>는 4명의 작가와 연출진이 공동 창작하고 매회 스릴러, 코믹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옥션하우스> 후속으로 2008년 1월6일부터 성형외과를 무대로 하는 의학드라마 <비포 앤 애프터>를 방영한다. 다른 소재의 12부작 드라마를 연속적으로 방영한 뒤 그 중 반응이 좋은 작품을 시즌 2로 제작할 계획이다. <옥션하우스>의 손형석 피디는 “에이급 스타와 작가 중심, 천편일률적인 장르와 소재 등 한국 드라마의 한계점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시즌제를 기획했다”며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각 회별 이야기를 하나로 엮는 부분은 뜻대로 잘 되지 않았지만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엿봤다”라고 말했다.

‘별순검’ ‘막돼먹은 영애씨’ 2·3시즌 제작
지상파 실험작 ‘옥션하우스’ 후속편 기대
“제작 여유·소재 다양해 수준 높아질 것”

막돼먹은 영애씨
막돼먹은 영애씨
■ 한국형 시즌제 정착할까? =시즌제 드라마가 미국에선 이미 정착했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 단계다. 전에도 <안녕, 프란체스카> <궁> 등 시즌제를 표방하는 작품들이 선보였지만 올해는 제작시도가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오시엔에서는 연애사라는 주제만 이어갈 뿐 가족과 직장이라는 다른 배경과 주인공을 옴니버스 형태로 풀어가는 <가족연애사> <직장연애사>를 방송했다. 오시엔의 박호식 제작국 4팀장은 “연애사 시리즈 4탄을 내년 중순경에 방송할 예정”이라며 “연애사는 하나의 브랜드가 돼 시청자들이 지속적으로 시청하게 되는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미국식 제작시스템이 아닌 한국형 시즌제의 방식으로 바꾸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별순검>의 이재문 피디는 “100% 사전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고 배우 캐스팅의 어려움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미리 기획하는 형식이 아닌 한 시즌을 마친 뒤 시청자의 평가를 토대로 기획을 보강해 형식과 소재의 진부성에서 탈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제작과 방송이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국내 제작환경에 맞춘 방안인 셈이다. 그러나 <궁>의 인기에 힘입어 만든 시즌2 성격의 <궁에스>는 배우 중심의 안일한 제작으로 실패했다. 작가, 연출자 공동 제작 등 실험적인 시도와 다양한 소재를 끌어들이지 않으면 시즌제도 성공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본보기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시즌제가 향후 국내 드라마의 제작환경과 획일화된 이야기 구조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거라고 기대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제를 잘 활용하면 천편일률적인 스토리와 구조의 허술한 작품과 질질끌기식의 무리한 연장 방송의 폐해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의 윤석진 교수도 “드라마 스태프와 배우들이 한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고, 시청자는 더욱 질 높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각사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