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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엄지족과 소통’ 절반의 성공

등록 2008-03-16 21:05

‘엄지족과 소통’ 절반의 성공
‘엄지족과 소통’ 절반의 성공
시사보도꼭지 ‘문자’ 실험 5개월
문화방송 <피디수첩>과 한국방송 2텔레비전 <뉴스타임>이 휴대전화 문자로 시청자들과 말문을 트기 시작한 지 다섯달이 지났다. 과연 두 프로그램은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벗고 시청자들과 ‘통’했을까? 이색적이어서 주목받았고, 실험적이어서 명암이 엇갈린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실시간 시청자 커뮤니케이션’ 실험 결과를 들여다봤다.

‘피디수첩’ ‘뉴스타임’ 실시간 소개
한회 수백건씩 젊은 시청자 관심
실시간 자막은 부작용 많아 중단

‘엄지족과 소통’ 절반의 성공
‘엄지족과 소통’ 절반의 성공
■ 문자 폭주하면 시청률 뛴다=<피디수첩>은 지난해 10월 생방송으로 전환하면서 시청자 의견을 전달하는 데 큰 비중을 뒀다. 프로그램 초반에 지난 방송분에 대한 인터넷 게시판 의견을, 프로그램 끝 무렵에는 당일 방송분에 대한 문자 의견들을 소개한다. 텔레비전 시사프로그램이 문자로 실시간 시청자 의견을 받아 전달하는 것은 <피디수첩>이 처음이다. 현재 매 회 평균 500건 정도 문자 메시지가 들어오고, 이 가운데에서 20여개를 골라 화면으로 보여준 뒤 이 중에서 3~4개 의견을 자세히 전달한다. 2005년 ‘황우석 사건’ 이후 오랫동안 시청률 침체기를 겪었던 <피디수첩>은 최근 시청률이 7~8%대로 올라서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젊은 뉴스’를 표방하는 <뉴스타임>은 한발짝 더 나아갔다. 지난해 11월부터 뉴스를 전달하는 사이사이에 시청자들이 보낸 문자 의견을 간단하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2월18일부터 일주일 동안에는 아예 보도중인 뉴스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보여주는 과감한 시도도 했다. 지금은 뉴스 끝 무렵에 그 날 올라온 시청자 의견을 한꺼번에 모아 소개한다. 2티브이 뉴스제작팀 전복수 팀장은 “평소 200~300건에 불과하던 의견 문자가 실시간 자막 형식으로 바꾸자 2만건 이상으로 폭주했다”며 “시청자들이 얼마나 뉴스에 의견을 반영하고 싶어하는지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뉴스타임>의 실험은 ‘화면이 어지러워 뉴스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항의도 있었고, 무엇보다 ‘소개되는 의견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아 일주일 만에 끝났다. 그러나 쌍방향 뉴스의 가능성과 관련해 의미있는 실험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시청자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시간 자막 방송을 시도한 일주일 동안 시청률이 평소 4%대에서 5%대로 올랐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 쌍방향 뉴스 가능할까=두 프로그램은 공정하고 객관적 사실 전달을 중시하는 시사·보도 분야에서 시청자들의 ‘주관적 의견’을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뉴스타임> 전복수 팀장은 “휴대전화 문자 참여가 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관심이 먼 젊은 시청층을 끌어들이는 유인효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뉴스의 전달 방식을 바꿔 친숙한 뉴스를 만드려는 시도가 계속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청자의 ‘주관적인’ 한 마디가 제작진의 ‘객관적인’ 한 시간짜리 방송보다 더 속시원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피디수첩> 김신완 피디는 “‘특검은 떡검이냐’식의 문자들은 보도에 대한 반응을 압축해 보여줘 반응이 좋다”며 “후속 취재에 대한 주문과 제보가 늘어나는 등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시청 방식이 좀더 적극적으로 변하면서 프로그램 제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과 달리 정통 뉴스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더욱 엄격하다는 것도 확인됐다. <뉴스타임> 시청자들 중에서는 객관적인 사실에 충실해야할 뉴스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자막으로 흘러나오자 뉴스 전체의 신뢰성을 문제 삼은 경우가 많았다. 전복수 팀장은 “아무리 실시간 시청자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뉴스 자막에 맞춤법이 틀린 글자가 있다는 점을 지적할 정도로 뉴스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높았다”며 ”뉴스에 시청자 참여를 넓히려면 좀더 치밀하게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봄 개편에서 <뉴스타임>은 다시 ‘일반 뉴스’ 형식으로 되돌아가 시간대도 6시로 옮긴다. 시청자 문자의견 소개도 그만 둘 예정이어서 ‘쌍방향 뉴스’ 실험은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 kr, 사진 한국방송·문화방송 제공


‘피디수첩’ 문자 ‘핵심은 삼성…’ 편 1300건 최다

피디수첩
피디수첩
<피디수첩>은 지난해 10월 생방송으로 바뀌면서 실시간 문자 메시지로 시청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이후 모두 15회를 방영하는 동안 시청자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소재는 어떤 것들이었을까?

제작진은 종교나 정당 등 이익집단의 성향이 명확히 보이는 사안일수록 문자가 폭주한다고 전했다.

가장 문자가 많이 접수된 날은 ‘핵심은 삼성이다’와 ‘나주성모동산의 진실’을 방영한 지난해 11월13일로, 방송중에만 문자메시지 1300여건이 쏟아져 기록을 세웠다. 방송 이후에도 200여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그 다음은 ‘대한민국, 국보 1호는 없다’와 ‘현지보고 독일운하를 가다’를 방송한 2월12일로 역시 1000건이 넘는 문자가 쏟아졌다. 1월22일 ‘허경영의 전략, 박근혜를 팔아라!’와 ‘표적이 된 수사관?’ 편은 800여건이 접수됐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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