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옹’
재개봉 디렉터스컷 11일 개봉
1995년 한국에선 <레옹> 열풍이 불었다. 우유를 마시며 화분을 사랑하는, 그러나 냉혹한 킬러인 레옹. 관객들은 ‘형용모순 인간’ 같으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으로 악당들을 귀신같이 처치하는 레옹에 열광했다. 프랑스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50만 관객이 들었고, 각종 광고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패러디되면서 ‘레옹 신드롬’을 일으켰다.
영화 <레옹>(감독 뤼크 베송)이 18년 만인 11일 재개봉했다. 1998년 이미 ‘디렉터스컷’(감독 의도를 더 충실히 반영한 재편집본)으로 한차례 재개봉한 데 이어 화질·음질을 강화한 버전으로 두번째 재개봉이다.
배급사 쪽은 1995년 국내 개봉 당시 편집됐던 23분 분량의 미공개분이 이번 ‘디렉터스컷’에서 새롭게 공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안에는 레옹이 마틸다한테 ‘킬러 수업’을 하는 부분과 이들 사이에 애정이 깊어져 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번 디렉터스컷은 1998년 이미 국내에 한차례 개봉된 바 있고, 같은 버전이 디브이디로도 출시됐다. 첫 개봉때 공개되지 않았던 23분 분량도 이때 모두 공개됐다. 다만 이번에는 한층 화질을 개선한 ‘디지털 리마스터링’판으로 다시 공개된다. 음질도 최신 기법인 ‘DTS-HD Master Audio’ 5.1채널 HD 사운드가 적용됐다.
명작을 극장에서 다시 보는 감동은 여전하다. 레옹이 비리 형사 스탠스 필드(게리 올드먼)를 상대로 펼치는 총격전에서 마지막 반전은 여전히 짜릿하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경찰서 한복판으로 쳐들어온 레옹에 안겨 발만 대롱대롱 떠 있는 마틸다의 모습도 아련한 느낌을 준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탓에 주연 배우들의 최근 근황은 당시와 많이 달라져 있다. 당시 14살 나이로 사실상 데뷔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당돌한 꼬마(영화속에선 12살) 연기를 소화해낸 나탈리 포트만(32)은 2011년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당대의 배우로 성장했다. 스탠스 필드역의 게리 올드먼(55)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 <해리포터> 시리즈 등에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레옹역을 맡았던 장 르노는 어느덧 64살이 됐다. 미국,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지만 2006년 <다빈치 코드>에 출연한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직 ‘디렉터스컷’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감독의 애초 의도를 조금 더 음미해 보는 것만으로 재미가 쏠쏠하다. 엔딩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스팅의 영화 주제곡 <셰이프 온 마이 하트>(Shape on My Heart)가 주는 감동도 여전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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