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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핫젝갓알지’식 생존법을 주목하라

등록 2014-10-10 18:44수정 2014-10-11 16:23

문화방송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문화방송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토요판] 안인용의 미래TV전략실
“대중분들은 저희가 활동을 안 하면 그 팀이 인기가 떨어진 줄 알고 있는데, 사실 해외에서 사랑을 많이 받아서 에스엠(SM)에서 수익으로만 놓고 봤을 때는 항상 슈퍼주니어가 상위권이에요.” 10월8일 문화방송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슈퍼주니어’의 이특은 “슈퍼주니어는 에스엠의 간절기 상품”이라는 김구라의 말에 이렇게 반박했다. 강인은 이렇게 덧붙였다. “형님, 저희 해외에서 방귀 좀 껴요.” 이특의 말을 정리하자면 ‘슈퍼주니어가 국내 활동이 많지 않아 국내 대중은 인기가 떨어진 줄 아는데, 해외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많고 그래서 수익도 많다’는 얘기다. 슈퍼주니어는 2008년에 단독 콘서트 브랜드이자 월드투어 ‘슈퍼쇼’를 시작해 세계 26개 도시에서 누적 관객 138만명을 동원했고, 지난 9월 100회를 돌파했다(고 한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여전히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방송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슈퍼주니어가 ‘마마시타’라는 곡으로 컴백해 벌써 활동을 ‘마무리’했다는 사실, 또 하나는 슈퍼주니어의 성민이 열애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올해 데뷔 10년을 맞는, 몇년 전만 해도 ‘핫’했던 이들이 어느새 김구라식 표현으로 ‘연예계의 묵은지’ 같은 존재가 되어 국내 대중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동방신기부터 더블에스오공일(SS501),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빅뱅, 원더걸스, 카라, 투피엠(2PM) 등 2000년대 중반에 데뷔해 아이돌 그룹 전성기와 케이팝 열풍을 이끈 이들이 이른바 ‘2세대 아이돌’이다. 한두 번씩은 ‘업계 1위’를 찍어본 이들이라고 해도 더 젊고 더 새로운 ‘신상’ 아이돌 그룹들, 또 온갖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하는 수많은 가수들 사이에서 살아남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데뷔 3~4년이 지나고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하게 된 이들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은 인기라는 물이 더 빠지기 전에 각자 자신의 살길을 모색하느라 바쁘다. 그 과정에서 해체나 멤버 탈퇴, 교체 등의 진통을 겪기도 한다. 자세한 내막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녀시대’의 제시카 탈퇴 논란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2세대 아이돌 그룹은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1세대 아이돌 그룹의 현재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자. 1세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현재는 톱 배우부터 탤런트, 연예기획사 사장, 프로듀서, 그리고 여전히 활동중인 솔로 가수까지 다양하지만 이들의 절대다수는 방송인 혹은 예능인이다. 그래서 이들의 행보 중 ‘핫젝갓알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이치오티(H.O.T)와 젝스키스, 지오디(god), 엔알지(NRG)의 멤버들은 2012년 <응답하라 1997> 열풍을 이어받아 ‘핫젝갓알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였다.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팔이 토크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이는 몇몇 그룹의 재결성 및 컴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고를 달렸던 그 시절의 강력한 팬덤과 그들을 좋아했던 수많은 대중이 있었기에 가능한 ‘추억팔이’는 연예계에서 살아남기에 꽤 괜찮은 전략이다. 그 시절 우리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파는 토크 시장은 절대 죽지 않는다.(종편 채널을 보라. 똑같은 얘기를 30년째 하며 살아가시는 분들, 굉장히 많다.) 지금 2세대 아이돌 그룹은 1세대 아이돌 그룹에 비해 활동 범위가 넓고, 슈퍼주니어의 이특이 강조했듯 해외 팬덤, 특히 동아시아권은 여전히 공고하다. 앞으로 몇년이 더 지나 국내를 비롯해 동아시아의 그 많은 팬들이 나이가 들어 (그 시절 H.O.T 팬들이 그렇듯) 생업에 찌들어 있을 때 추억이 되어버린 한류 아이돌 그룹들이 연합해 추억을 팔러 온다면 과연 지갑을 닫을 수 있을까.

2세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여, 아직 추억까지 팔기엔 너무 이른 게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시간은 쉽게 흐른다. 암만 봐도 배우 쪽은 아니다 싶으면 예능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연합을 생각할 때다. ‘핫젝갓알지’처럼 라이벌 그룹의 멤버들이 뭉쳐야 시너지가 있다. 여성 멤버가 있으면 좋고, 동아시아 시장 공략이 매우 중요하기에 외국어를 할 줄 아는 멤버는 필수다. 연예계 뒷이야기를 적어두고, 아이돌 비밀 연애의 목격담을 기억해라. 그리고 기다려라. 때는 온다.

안인용 티브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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