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공’의 류더화
‘묵공’의 류더화
1980년대 홍콩 연예계 4대 천황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던 류더화(46)는 이른바 ‘비주류 예술영화’를 제작·배급하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1991년 제작사 ‘팀워크모션픽쳐스’를 만든 뒤 1999년 새로운 소재와 흐름, 인재를 찾는다는 취지를 내걸고 이름을 ‘포커스필름’으로 바꿨다. 그는 ‘포커스 퍼스트 컷’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아시아 신인 감독에게 제작비를 지원하고 배급했다. 덕분에 부산영화제 폐막작이기도 했던 중국 감독 닝하오의 <크레이지 스톤>, 말레이시아 호유항의 <여우비>, 홍콩의 링컹록·왕칭포의 <엄마는 벨리댄서> 등 6편이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인상을 받았다. 한·중·일 합작 영화 <묵공>에서 묵가의 이념을 실천하는 혁리역을 맡은 류더화를 지난달 28일 만났다. -제작자로서 작품은 어떻게 고르나? =시나리오를 전부 읽어본다. 신선한 소재가 중요하다. 고전·무협물이 유행이면 그건 안 한다. 다양한 비주류 영화를 추구한다. <괴물> <타짜>는 홍콩에선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소재가 특별하다. 내 영화사에서도 사기를 소재로 준비해볼까 한다. 한국의 신인 감독들도 환영하지만 돈이 부족해 힘들 거 같다. ‘퍼스트 컷’ 프로젝트는 250만 홍콩달러밖에 지원하지 못하는데 한국 신인 감독들은 600만 홍콩달러 정도 들여 찍지 않나?(웃음) -아이돌 스타로 출발해 배우나 제작자로서 인정받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아이돌 스타이던 시절 연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그다지 괴롭지 않았다. 신나는 시기였다. 변신 과정에서 ‘저 사람이 잘 할 수 있을까’ 의혹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계속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연예계에서 혜택을 입었으니 제작자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묵공>은 안성기,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씨가 출연하는 합작영화다. =합작이라 힘든 점은 없었고 다만 너무 추웠다. 다들 몰입해 즐겁게 연기했다. 묵공은 박애주의에 대한 영화다. 반전 영화인 셈인데 먼저 미국에 보여줘야 할까?(웃음)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삼국지:용의 눈물>에 조자룡 역을 맡았다.
=올해 촬영에 들어갈 것이다. 우위썬(吳宇森) 감독도 <적벽대전>을 찍는다던데 어느 쪽에 더 관심있나?(웃음) 우위썬 감독도 출연 제안을 했는데 이미 <삼국지>에 나오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이제까지 120여편에 출연했다. 그 가운데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 하나를 꼽으라면 뭔가? 제작자로서는 어떤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나? -내가 뚱뚱하게 분장하고 나온 <러브 온 다이어트>. 코메디라서 좋았다. 코메디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 영화는 결국 사람들을 기쁘게 해줘야 하니까. 가수·제작자·배우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가수. 1991년 한국에서 콘서트를 했는데 그게 벌써 15년 전이네…(웃음)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영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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