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
뭄바이 배경 ‘슬럼독 밀리어네어’ 작품·감독상 등 8관왕
고 히스 레저 조연상…남녀주연상 숀 펜·케이트 윈슬릿
뭄바이 배경 ‘슬럼독 밀리어네어’ 작품·감독상 등 8관왕
고 히스 레저 조연상…남녀주연상 숀 펜·케이트 윈슬릿
아카데미가 선택한 영화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였다.
영국 출신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은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관심을 모은 남우주연상은 <밀크>의 숀 펜이, 여우주연상은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의 케이트 윈즐릿이 차지했다.
올해 아카데미상은 평단과 언론의 예측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았으나, 비미국계 영화와 작은 영화에 상당히 눈길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슬럼독…>은 퀴즈쇼에 출연한 인도 빈민가 출신 소년이 백만장자의 꿈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국·인도 합작영화다. 골든글로브상과 영국판 아카데미상인 영화·티브이예술아카데미상(BAFTA) 등을 휩쓸며 일찌감치 유력한 후보로 꼽혀 왔다. <트레인스포팅> <비치> 등을 제작했던 대니 보일 감독은 비미국인의 약점을 딛고, 첫 오스카 트로피를 안았다. 그는 “만약 내게 이런 기적이 일어난다면 <곰돌이 푸>의 티거의 정신으로 상을 받으리라고 맹세했다”며 깡충거리며 시상대에 올라온 이유를 밝혔다. 이 영화는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효과상, 작곡상, 주제가상도 받았다.
13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며 <슬럼독…>의 라이벌로 떠올랐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미술상과 분장상, 시각효과상을 받는 데 그쳤다.
남우주연상은 평단의 지지를 받았던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를 제치고 숀 펜에게 돌아갔다. 숀 펜은 동성애자 인권 옹호를 위해 애쓴 정치인 하비 밀크의 생애를 그린 <밀크>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이런 빨갱이에 호모 좋아하는 인간들! 상 받을 줄 몰랐잖아요”라고 유머를 한 뒤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수치스러운 생각을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소감을 밝혔다. 굴곡진 인생의 아픔을 딛고 <더 레슬러>에서 혼신의 연기로 부활한 미키 루크는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두 명의 영국 출신 배우끼리 경쟁한 여우주연상 부문에선 케이트 윈즐릿이 승리했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비밀을 간직한 여인 한나 역을 훌륭하게 소화한 윈즐릿은 <다우트>에서 다시금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던 노장 메릴 스트립을 제쳤다. 6번째 도전 만에 오스카를 거머쥔 윈즐릿은 “전에 수상 소감문을 만들어 놓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예요”라고 익살스런 소감을 말했다.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는 예상대로 사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배트맨 시리즈의 최신작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 조커 역을 맡아 신들린 듯한 열연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후 아카데미상을 받은 것은 1976년 <네트워크>로 남우주연상을 탄 피터 핀치 이후 두 번째다. 트로피는 레저의 딸 마틸다(4)가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에서 자유분방한 미술가 엘리나 역을 맡았던 스페인 출신의 페넬로페 크루스가 수상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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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회 아카데미상 주요 수상내용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는 예상대로 사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배트맨 시리즈의 최신작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 조커 역을 맡아 신들린 듯한 열연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후 아카데미상을 받은 것은 1976년 <네트워크>로 남우주연상을 탄 피터 핀치 이후 두 번째다. 트로피는 레저의 딸 마틸다(4)가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에서 자유분방한 미술가 엘리나 역을 맡았던 스페인 출신의 페넬로페 크루스가 수상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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