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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네] 7분이면 터득하는 ‘극장 음향 시스템’의 비밀

등록 2013-05-09 15:20수정 2013-05-09 15:23

안녕하세요. <홍씨네>(cine) 주인장 홍 기자입니다. 앞선 기사들에서 ‘다나까’ 말투가 딱딱해 보여서 ‘친절기자’ 말투로 바꿔봤습니다. 오늘은 알아두면 두고두고 아는 척할 수 있는 쉬운 영화 감상 팁 하나 알려드릴게요. 제가 최근 ▷ 음악홀 같은 음향…농구장 크기 스크린…영화관이 튄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movie/584613.html)라는 기사를 썼는데요.

기사에 등장하는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만든 돌비(Dolby)사 관계자들을 7일 만났습니다. 저로서는 음향전문가들한테서 이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극장 음향 시스템에 대해 쉽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불가피하게 특정 업체 기술을 일부 소개하게 돼서 조금 그렇지만, 눈에 안보여서 평소 궁금했던 극장 음향시스템과 영상에 맞춰 3차원으로 진화하는 ‘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첨부한 영상을 꼭 보세요.

극장 음향시스템을 단 7분만에 이해시키는 좋은 자료입니다. 특히 이어폰을 꽂고 영상을 보면, 좋은 음향시스템을 갖춘 극장을 일부러라도 찾아갈만한 이유를 알게 될 거에요.

영상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만, 내용을 글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초기 극장 음향시설은 스피커가 스크린 중앙 바로 위에 딱 하나 설치돼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스크린 양쪽 끝 윗편에 스피커 두 대가 추가로 설치되면서, 3가지 소리를 내는 3채널 시대가 열립니다. ‘모노(mono) 사운드’에서 ‘스테레오(stereo) 사운드’가 된거죠. 또 스크린 양쪽 끝에서 소리가 나면서, 관객들로서는 시각이 미치는 곳 전체에서 소리가 나온다는 느낌을 처음 받게 됩니다. 이어서 상영관 좌우 벽면과 스크린 맞은쪽 벽면, 그러니까 관객 등쪽 벽면에도 스피커가 들어갑니다. 이들 3개 벽면에 설치된 스피커들이 하나의 소리를 추가하면서 스크린 위 스피커들(3채널)과 합쳐 4채널이 됩니다. 소리가 관객들을 둘러싸는, 이름도 유명한 ‘서라운드 시스템’이 도입된 겁니다. 이때만 해도 우퍼 스피커를 쓰지 않았던 때이니, 4+0채널, 즉 4.0채널이 되겠죠.

이후 중저음을 내는 ‘우퍼 스피커’가 극장 바닥쪽에 설치됩니다. 이때부터 4(서라운드)+1(중저음), 그러니까 4.1 채널 시대가 열립니다. 그럼 요즘 홈시어터(안방극장) 광고에서 쉽게 접하는 5.1 채널이 무슨 뜻인지도 대략 이해가 되시겠죠? 상영관에서 말하는 5.1 채널은, 스크린 위에서 3채널 소리를 내고, 좌우·뒤쪽 벽에 설치된 스피커를 정확히 왼쪽, 오른쪽 둘로 나눠 2채널을 더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채널은 스피커 갯수와는 상관이 없어요. 채널은 ‘소리의 갯수’니까요.) 이런 방식으로 소리를 쪼개면 ‘채널’이 늘어나는데 메가박스 ‘엠(M)2’관에 설치된 ‘마이어 사운드’ 시스템 같은 경우, 63개 스피커를 이용해 45.3채널을 구현한다고 해요.

여기서 3차원(3D) 소리까지 구현한다는 요즘 음향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예로 들면, 기본 원리는 채널을 끊임없이 확대해 가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서 아예 화면에 나타나는 물체의 움직임을 따라 소리를 구현하는 ‘오브젝트 방식’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업체 쪽에선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획기적인 시스템”이라고 자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첨부한 영상을 보면, 특별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텐데요. 과거 채널방식에서는 화면에서 헬리콥터가 이동할 때, 소리만 들어서는 좌우, 또는 앞뒤 방향으로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왔다갔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이동하던 헬리콥터가 어느 지점에서 멈췄는지, 또 어느 쪽으로 다시 날아갔는지를 (소리만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걸 ‘팬 스루 어레이’(pan-through array)라고 한다네요.

물리적으로는 상영관 천장에 스피커가 줄줄이 설치돼야 하구요. 이들 스피커를 활용해 소리를 운용하는 특수한 소프트웨어가 적용돼야 한다고 합니다. 돌비사는 이걸 ‘돌비 애트모스’라고 부르는 거구요. 국내에서는 메가박스 코엑스·목동·영통·백석점, 씨지브이(CGV) 영등포점, 롯데시네마 서청주점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애트모스 시스템에 최적화된 음향으로 녹음을 한다고 해요. 지난해 <호빗:뜻밖의 여정>을 비롯해 5월 현재 상영중인 <오블리비언> <아이언맨3>와 개봉 예정작인 <스타트렉 인투 다크니스> <엘리시움> <퍼시잭슨과 괴물들의 바다> 등에서 촬영 단계부터 이런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여기 언급된 이 시스템의 장점은 돌비사가 내놓은 주장이니까, 기회가 닿으면 해당 극장에서 직접 들어보고 실제로 그런 지 느껴보셔도 좋겠네요.

최근엔 컴퓨터나 태블릿피시처럼 2채널에서도 이런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기왕에 제작된 음향을 손봐서 내놓는 영화들이 있다고 하네요. 휴대전화에서도 이어폰을 꽂으면 2채널 음향이 나오니까, 이런 사운드 믹싱 기술이 적용된 영화를 골라서 휴대전화에 담아두면 지하철을 타고 오가면서도 극장 부럽지 않은 음향을 즐길 수 있겠죠?

영상 하나를 더 첨부하는데요.

입체 음향을 적용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음질의 생생함을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잔소리처럼 꽤 긴 설명이었는데, 앞으로 영화볼 때 행여 도움이 될지 궁금하네요.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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