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랑’]영화
오늘은 영화계에서 새로운 단체 하나가 출범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영화계에는 감독조합, 작가협회 등이 있는데 이번에는 ‘영화마케팅사협회’가 생긴 것입니다. 영화마케팅사는 곧 영화 홍보대행사들을 말합니다. 영화처럼 ’입소문’이 결정적인 분야에서는 이 때문에 ‘홍보’가 무척 중요합니다. 그래서 영화만 전문으로 하는 홍보 대행사들이 따로 존재합니다.
‘흥행의 숨은 공로자’들인 이 홍보대행사들의 실정은 그러나 화려하게만 보이는 영화의 이미지와는 달리 화려하거나 우아한 것은 아닙니다. 국내 영화 홍보대행사들은 보통 직원 수가 5~15명 안팎인데, 직원들의 절대 다수가 20~30대 여성들입니다. 왜 이렇게 집중된 걸까요? 한 홍보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은 업무처리 능력을 갖추고, 저임금에 밤낮없이 일할 인력들로 ‘영화를 너무나 좋아하는 미혼 여성’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외부에서 볼 때와 달리 생각보다 훨씬 임금 수준은 열악하고, 업무량은 많기 때문에 오래 근무하는 이들은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홍보대행사들이 뭉쳐서 만든 ‘영화마케팅사협회’는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18개사 직원 100여명이 가입했습니다. 영화 홍보인들이 따로 단체를 만든 데에는 업종 현실에 대한 아쉬움과 그동안 쌓은 전문 영역으로서의 자부심 등이 엇갈리며 겹쳐있습니다. 협회 이윤경 부회장(‘퍼스트룩’ 대표)은 “대행료 현실화로 영화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지닌 인재들이 행복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할 환경을 만들고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설립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술자리에서 만난 많은 영화 홍보인들은 “10년전 영화판에 들어왔는데, 그 사이 영화 제작·마케팅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지만 홍보대행비용은 10년전 그대로”라며 한숨을 짓곤 합니다. ‘1천만 관객 영화를 홍보한 회사’ 같은 성과를 자부심으로 여기지만, 아직은 그 과실을 함께 나누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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