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만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배우 김수현은 북한의 최정예 요원으로 서울 달동네에 남파돼 ‘바보 동구’로 신분을 감춘 원류환 역을 맡았다. 쇼박스 제공
[문화‘랑’]영화
이번 주는 지난달 관객 점유율 30%를 밑돌았던 한국 영화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선전으로 힘을 받은 한 주였습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는 12일까지 약 8일 동안 400만명 이상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놀라운 저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영화가 어느 정도 흥행 기록을 세울지가 관심거리입니다.
개봉 뒤 첫 공휴일이었던 6일(현충일)에 하루 90여만명을, 이후 이어진 주말에만 130만명 이상을 동원하면서 <은위>가 “한국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는 것이 아니냐”는 흥분 섞인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개봉 2주차에 들어서며 기세가 조금 수그러들며 1000만명까지는 힘들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은위>는 개봉 2주차 첫날인 10일에는 20여만명, 둘째 날인 11일에는 17만8000여명으로 평일 관객 수가 개봉 일주일 만에 10만명대로 내려앉았습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괴물>과 <도둑들>이 개봉 2주차 평일에도 40만명가량을 모았던 것에 견주면 다소 저조한 편입니다. <맨 오브 스틸>(13일 개봉), <월드워Z>(20일 개봉) 등 화제의 할리우드 영화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그러나 <은위>는 10~20대 기반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 김수현·박기웅·이현우 등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라는 점 등 중·장년층에게는 호소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졌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지금까지 1000만명을 넘긴 한국 영화는 8편뿐입니다. <실미도>, <해운대>, <태극기 휘날리며>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앞세운 영화들이 대부분이었고, <은위>처럼 코믹함이 강한 영화는 <7번방의 선물>, 그리고 <도둑들> 정도뿐입니다. 딱히 코미디 영화라고 하기도 어렵고 젊은 관객들 위주인 <은위>의 흥행 돌풍은 분명 이례적이고 그래서 더 주목됩니다. 과연 <은위>가 ‘꿈의 1000만 관객’까지 이어질지는 개봉 3주차인 다음주가 고비가 될 듯합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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