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랑’]영화
요즘 극장가에선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맨 오브 스틸>이 불꽃튀는 흥행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주 내내 나란히 하루 10만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최소 관객수 차이가 100명에 불과할 만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입니다. 모처럼 국내에서 한-미 영화 간의 대결이 볼만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단편영화로 잠시 눈을 돌려봅니다. 27일부터 서울 사당동에 있는 극장 아트나인에서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열립니다. 이경섭 감독의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작품이 코미디 경쟁부문에 나왔습니다. ‘축지법과 비행술’을 가르치는 학원에서 ‘사부’(오달수)가 바다로 여행을 꿈꾸는 ‘제자’ 영식(배우 임영식)한테 꿈을 품고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친다는 내용인데요. 눈물 쏙 빼는 감동과 재미를 25분 안에 꼭꼭 눌러담았습니다. 단편영화만의 묘미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꼭 한번 더 봐야지’ 하다가 이번에 겨우 볼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단편영화가 ‘미쟝센 단편영화제’ 같은 전문영화제나 부산·전주국제영화제처럼 큰 규모의 영화제가 아니면 변변히 상영할 곳조차 없는 탓입니다.
최근 칸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 주목받은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도 국내 일반 상영은 생각조차 못하는 형편입니다. 칸 영화제 기간 중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배포되었을 뿐입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진흥법)에서 단편영화는 상영시간 40분 이하의 작은 영화를 말합니다. 단편영화는 그 자체로 훌륭하게 완결성을 갖춘 영화이자, 좋은 장편영화를 만드는 밑거름이기도 합니다. 대기업 상영관들이 다양성 영화를 위한 예술전용관을 운영하는데, 좋은 단편 여러개를 묶어서 정기적인 상영 기회를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쟝센 단편영화제’ 쪽이 1999년 이후 10여년간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5편을 모아서 이번에 특별전을 여는 것은 단편영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가 될 듯해 더욱 반갑습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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