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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세계 자동차 ‘한국 디자이너’ 손에 달렸다

등록 2008-01-15 09:20

디트로이트 모터쇼 화제작 ‘허머HX’ 출품
GM·포드 등 수십명…“밖에서 인기 실감”
일본선 스카우트 위해 한국대학 ‘순회’도

미국 자동차산업의 심장 디트로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차량 중 하나가 지엠이 내놓은 콘셉트카인 ‘허머HX’다. 13일 제너럴 모터스(지엠) 회장 릭 왜고너가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차량이기도 하다. 이 차는 에탄올을 사용하는 친환경 모델이라는 점을 넘어서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차량의 일부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한 점이 자동차 전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차의 디자이너다. 한국인 여성 디자이너 강민영씨. 언뜻 보면 연약해 보이는 강씨는 지엠에 입사한 지 3년밖에 안된 신출내기 디자이너다. 강씨는 다른 2명의 남성 디자이너와 공동작업을 해 이 모델을 완성시켰다. 한국에서 투자신탁회사에 다니다가 미국으로 훌쩍 건너와 다시 디자인 공부를 시작해 현재의 위치까지 왔다는 강씨는 “고향인 제주도의 파도와 풍광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이번 모델은 특히 변신로봇 장난감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소개했다.

강씨 뿐만이 아니다. 지엠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일하는 240여명의 디자이너 중 한국인 디자이너는 매니저급 4명을 포함해 모두 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콜벳 C6’를 디자인한 이상엽씨, 사브 ‘9-7X’과 ‘9-4X’, ‘캐딜락 DTS’ 디자인을 담당했던 김현철씨 등 여러 한국인 디자이너가 지엠의 주요 모델 탄생에 중추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 지엠 뿐만 아니다.

크라이슬러, 포드 등 다른 미국 자동차회사들이나 독립 디자인회사에서도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크라이슬러에서는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화제를 모은 닷지의 콘셉트카 ‘데몬’을 디자인한 제이정씨 등이 맹활약중이다. 도요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실용차(SUV) ‘FJ 크루저’ 모델을 디자인한 김진원씨, 혼다의 콘셉트카 ‘스포츠4’와 신형 시빅의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이한승씨 등 일본 회사에서 활약하는 디자이너들도 적지 않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아예 한국인 디자이너를 ‘입도선매’하기 위해 한국 대학의 디자인학과를 순회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자동차 다자인계가 한류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강점은 성실함과 감각이다. 강씨는 “자동차 디자인은 그 어떤 영역보다 경쟁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며 “나 또한 미국내 소수 인종인데다 여자라는 약점까지 겹쳐 기 죽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하다 보니 이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은 미국내 소수 민족 중 디자인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만큼 파워도 키우고 있는 중”이라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센스마저 뛰어나 각 회사들이 탐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엠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 김윤태씨는 “한국 디자이너가 많은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한국 디자이너들은 창조성과 스킬이 뛰어난데다 성실성까지 더해졌고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도전정신도 강해 강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지엠대우에서 미국 지엠 본사로 파견 나가 있는 디자이너 전병관 부장은 “밖에 나와보니 한국인 디자이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며 “한국인 디자이너의 인기는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 ‘북미국제오토쇼’ 가보니 / 석유 없이 가는 ‘미래차’ 본격 시동
▶ GM 야심작 ‘허머HX’ 한국여성 손에서 탄생
▶ ‘중국적인 한국차’로 만리장성 넘는다
▶ 차 디자인의 모든 길 토리노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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