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와 디젤 승용차 1년 기름값 차이
‘웬수’같은 경유차, 사? 말아? 바꿔? 말아?
경유값이 급등하면서 경유차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휘발유값과의 차이가 ℓ당 100원 이내로 줄어들면서 경제성을 이유로 몰던 경유차를 계속 타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하는 소리도 높다. 새로 차를 사려는 사람들의 고민도 많아지고 있다. 연비가 높은 경유차를 사야 하는지, 아니면 가격이 더 싼 휘발유차를 사는 것이 나을지. 〈한겨레〉가 경유차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계산해 봤다.
경유값 급등세…휘발유차 대비 ‘손익분기’ 길어져
힘·연비 좋아 인기 여전…가격·소음·진동 걸림돌 ■ 경유차 본전 뽑기 5~7년 걸려=지난 11일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으로 휘발유값은 ℓ당 평균 1683.76원, 경유값은 1588.55원이다. 가격 차이는 95원 정도다. 이 가격을 중심으로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승용차 중 휘발유와 디젤차와 모두 있는 승용차의 한해 유류비를 비교해 봤다. 우리나라의 한해 평균 차량 운행거리인 1만6천㎞를 기준으로 했다. 현대차 아반떼는 1600㏄의 휘발유와 경유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경유 모델이 휘발유 모델보다 260만원 비싸다. 자동변속기 차량을 기준으로 휘발유 모델의 연비가 1ℓ당 13.8㎞, 경유 모델은 16.5㎞다. 1만6천㎞를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 기름값을 기준으로 한해 유류비는 휘발유가 195만2천원, 디젤은 154만원 수준이다. 경유가 41만1700원 정도 싼 셈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6.3년을 타면 차값이 빠진다. 수동 모델은 기름값 차이가 더 크다. 휘발유 수동 모델의 연비는 16.5㎞/ℓ로 한해 기름값은 170만5천원 정도 들고 디젤 수동 모델은 21㎞/ℓ의 연비로 한해 121만원 정도 든다. 차이가 49만5천원이다. 5.25년을 몰면 본전이다. 본전을 뽑는 기간은 큰 차가 차라리 적었다. 휘발유와 경유차의 가격 차이가 296만원인 현대차 2000㏄ 쏘나타는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기름값이 62만원 정도 차이가 나 4.76년 만에 본전을 뽑았다. 수동변속기는 휘발유 차가 기름을 74만원어치나 많이 먹어 4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그럼 휘발유값보다 경유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현 유가 흐름이 유지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름값 차이가 50원으로 줄어들었을 경우 아반떼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는 7년을 타야 본전을 뽑고 가격이 똑같아졌을 경우는 8년을 타야 본전을 뽑았다. 차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반떼를 기준으로 경유차에 한해 5만원 정도 부과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더한다면 본전 뽑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결론적으로 경유차를 사서 10년을 몰 생각이 아니라면 현재 경유차를 사는 것은 별로 권장할 만한 일이 못된다. 앞으로 세제 개선을 통해 경유값이 떨어진 뒤에나 고려해 볼 일이다. 물론 이 계산은 평균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한해 평균 차량주행거리가 2만㎞가 넘어선다면 경유차를 살 만하다. ■ 그래도 탈만하다=평균적으로 경유차의 연비는 휘발유보다 20% 정도 높은 편이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진다 하더라도 이미 경유차를 몰고 있는 사람이라면 경유차를 계속 모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경유차의 또 하나의 특징은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도 높은 토크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휘발유차와 비교하면 최고 출력은 떨어지지만 최고속이 아닌 보통 속도라면 경유차가 훨씬 탄탄한 힘을 보인다. 또 경유차는 휘발유차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최대 30% 이상 적다. 경유차가 미세먼지 등 매연을 더 많이 발생시키기는 하지만 매연저감장치를 단 차들의 경우는 이마저도 확 줄었다. 최근 판매되기 시작한 경유차들은 대부분 이런 장치를 달고 있다. 문제는 경유차의 가격이다. 많게는 휘발유차보다 20% 넘게 비싸다. 차 회사들은 디젤 엔진에 노즐 엔진제어기술, 고압펌프 등 고가의 부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휘발유 엔진보다 더 비싸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입차들의 경우는 대부분 디젤과 휘발유 모델 가격이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에도 5% 높은 수준이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부품 가격의 문제보다는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휘발유차에 비해 큰 소음과 진동도 구매 의욕을 떨어뜨린다. 이런 문제와 고유가가 겹쳐 경유차 판매는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디젤 승용차의 판매는 47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대 정도 줄었다. 하지만 요즘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디젤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동안 디젤 승용차를 만들지 않았던 메르세데스-벤츠나 베엠베(BMW)같은 브랜드도 디젤차를 출시하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가 경유차에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유차의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힘·연비 좋아 인기 여전…가격·소음·진동 걸림돌 ■ 경유차 본전 뽑기 5~7년 걸려=지난 11일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 기준으로 휘발유값은 ℓ당 평균 1683.76원, 경유값은 1588.55원이다. 가격 차이는 95원 정도다. 이 가격을 중심으로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승용차 중 휘발유와 디젤차와 모두 있는 승용차의 한해 유류비를 비교해 봤다. 우리나라의 한해 평균 차량 운행거리인 1만6천㎞를 기준으로 했다. 현대차 아반떼는 1600㏄의 휘발유와 경유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경유 모델이 휘발유 모델보다 260만원 비싸다. 자동변속기 차량을 기준으로 휘발유 모델의 연비가 1ℓ당 13.8㎞, 경유 모델은 16.5㎞다. 1만6천㎞를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 기름값을 기준으로 한해 유류비는 휘발유가 195만2천원, 디젤은 154만원 수준이다. 경유가 41만1700원 정도 싼 셈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6.3년을 타면 차값이 빠진다. 수동 모델은 기름값 차이가 더 크다. 휘발유 수동 모델의 연비는 16.5㎞/ℓ로 한해 기름값은 170만5천원 정도 들고 디젤 수동 모델은 21㎞/ℓ의 연비로 한해 121만원 정도 든다. 차이가 49만5천원이다. 5.25년을 몰면 본전이다. 본전을 뽑는 기간은 큰 차가 차라리 적었다. 휘발유와 경유차의 가격 차이가 296만원인 현대차 2000㏄ 쏘나타는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기름값이 62만원 정도 차이가 나 4.76년 만에 본전을 뽑았다. 수동변속기는 휘발유 차가 기름을 74만원어치나 많이 먹어 4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그럼 휘발유값보다 경유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현 유가 흐름이 유지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름값 차이가 50원으로 줄어들었을 경우 아반떼 자동변속기 모델의 경우는 7년을 타야 본전을 뽑고 가격이 똑같아졌을 경우는 8년을 타야 본전을 뽑았다. 차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반떼를 기준으로 경유차에 한해 5만원 정도 부과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더한다면 본전 뽑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결론적으로 경유차를 사서 10년을 몰 생각이 아니라면 현재 경유차를 사는 것은 별로 권장할 만한 일이 못된다. 앞으로 세제 개선을 통해 경유값이 떨어진 뒤에나 고려해 볼 일이다. 물론 이 계산은 평균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한해 평균 차량주행거리가 2만㎞가 넘어선다면 경유차를 살 만하다. ■ 그래도 탈만하다=평균적으로 경유차의 연비는 휘발유보다 20% 정도 높은 편이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진다 하더라도 이미 경유차를 몰고 있는 사람이라면 경유차를 계속 모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경유차의 또 하나의 특징은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도 높은 토크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휘발유차와 비교하면 최고 출력은 떨어지지만 최고속이 아닌 보통 속도라면 경유차가 훨씬 탄탄한 힘을 보인다. 또 경유차는 휘발유차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최대 30% 이상 적다. 경유차가 미세먼지 등 매연을 더 많이 발생시키기는 하지만 매연저감장치를 단 차들의 경우는 이마저도 확 줄었다. 최근 판매되기 시작한 경유차들은 대부분 이런 장치를 달고 있다. 문제는 경유차의 가격이다. 많게는 휘발유차보다 20% 넘게 비싸다. 차 회사들은 디젤 엔진에 노즐 엔진제어기술, 고압펌프 등 고가의 부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휘발유 엔진보다 더 비싸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입차들의 경우는 대부분 디젤과 휘발유 모델 가격이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에도 5% 높은 수준이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부품 가격의 문제보다는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휘발유차에 비해 큰 소음과 진동도 구매 의욕을 떨어뜨린다. 이런 문제와 고유가가 겹쳐 경유차 판매는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디젤 승용차의 판매는 47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대 정도 줄었다. 하지만 요즘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디젤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동안 디젤 승용차를 만들지 않았던 메르세데스-벤츠나 베엠베(BMW)같은 브랜드도 디젤차를 출시하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가 경유차에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유차의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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