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제수용품 평균 판매가격
올 차례상 비용
대형마트 14만5433원 · 재래시장 11만1364원
마트 저렴 인식과 큰 차이
대형마트 14만5433원 · 재래시장 11만1364원
마트 저렴 인식과 큰 차이
재래시장의 올 가을 제수용품 가격이 대형마트쪽보다 30.6%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경영지원센터가 한국물가협회와 지난 19~21일 전국 각지의 재래시장과 대형마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4인 기준으로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재래시장이 11만1364원, 대형마트는 14만5433원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은 서울의 경동시장, 이마트 서울 천호점, 까르푸 대구 동촌점 등 18곳이었다.
제수용품 24개 중에서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가격 차이가 가장 큰 품목은 깐토란, 고사리, 대추, 밤, 숙주, 시금치 등 9개 채소류와 임산물로 평균 57.3%나 차이가 났다. 차례상에 올릴 이들 9가지를 모두 살 때 대형마트에서는 2만9천원 가량 들지만, 재래시장에서는 1만8천원이면 거뜬하다. 특히 깐토란의 경우 재래시장에서는 국산품 400g의 가격이 1580원인데 비해 대형마트에서는 3960원에 팔려 2.5배 비쌌다.
쇠고기, 돼지고기, 생닭, 쇠고기, 계란 등 5가지 육류·유란의 가격은 재래시장에서는 4만6566원에 불과했지만, 대형마트는 6만3750원으로 36.9% 비쌌다. 또 포도, 단감, 사과, 배 등 4가지 과일류는 재래시장에서 2만640원, 대형마트에서 2만3800원에 팔렸다. 시장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올해 작황이 좋은 과일류의 경우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보다 15.3% 싸게 팔 뿐만 아니라 품질도 좋고 가격대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어획량이 크게 줄어 대부분 수입산이 차지한 수산물의 경우,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았고, 가격차도 크지 않았다.
대형마트들이 10월 초 벌일 추석 기획상품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세계 이마트가 내놓을 찐송편 1㎏은 8900원이지만, 재래시장에서는 6125원이면 살 수 있다. 또 롯데마트가 준비한 제수용 배(3개)는 6980원이지만, 재래시장쪽은 6460원이었다.
이런 조사결과는 대형마트가 상품을 대량구매해 소비자들에게 팔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는 ‘속설’과는 크게 어긋난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전인우 박사는 “그동안 대형마트의 약진은 야간이용 등의 편리성과 ‘값이 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덕분이었다”면서 “식품류의 가격이 30%나 차이난다는 것은 그동안의 평가와 달리 재래시장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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