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복 자유를 입다 “그냥 멋대로”
일상복 섞어 개성 살리는 ‘네오 프리 스타일’ 인기
스키철을 맞아 스노보드복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 겨울 스노보드복은 기능성이 더 강화되고 디자인 또한 화려해졌다. 유명 브랜드 스노보드복의 경우 기능면에서는 수준이 비슷해, 소재와 색상의 파괴를 통해 패션성을 강화하고 있다.
합성섬유 일색이던 스노보드복에 몇년 전부터 데님, 코듀로이 같은 일상복 소재가 사용되던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체크 무늬, 옷 전체를 덮는 지브라(얼룩말) 무늬, 브랜드 고유의 전사 프린트 등은 더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었다. 자수, 퀼팅, 자가드 스판 소재 등으로 고급스러운 스타일도 선보이고 있다.
색상면에서는 그동안 사용되지 않던 과감한 색상들이 눈길을 끈다. 진분홍, 형광빛 그린, 형광빛 주황색은 남녀 모두에게 인기 있는 색상으로, 보드복뿐 아니라 오리털 재킷에도 사용됐다.
올해 스노보드복은 다양한 스타일이 합쳐져 마치 유행이 없는 듯한 유행을 만들어내는 점이 특징이다. 이엑스알 디자인연구소 박창수 이사는 “단편적인 유행 경향에서 벗어나 일상복과 스노보드복을 섞어 입는 등 개성을 한껏 살릴 수 있는 ‘네오 프리 스타일’이 올 겨울 스노보드복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프리 스타일’을 한단계 발전시킨, 얼핏 보면 마음대로 입은 것 같은 이런 ‘네오 프리 스타일’에도 숨어 있는 공식이 있다.
■ 핫 이슈 상품을 골라라=올 겨울 스노보드복에서는 오버롤(멜빵) 바지가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버롤 바지는 가슴까지 오는 바지 길이에 멜빵을 달아 작업복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바지를 말한다. 오버롤 스노보드 바지는 허리부터 가슴 위까지의 몸판 부분을 아래로 늘어뜨려 입을 수 있어 자유롭고 활동적인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바지 선 옆으로 내린 멜빵은 스노보딩에 방해 되지 않도록 두께가 얇게 제작됐으며, 몸판 부분이 허벅지 부분을 가려주어 색다른 스타일을 연출해준다.
■ 성별 구분을 잊어라=요즘 스키장에서는 여성들보다 더욱 화려한 패션의 남성들이 제법 눈에 띈다. 보드복이 하얀 설원에서만 입는 특별한 옷인 만큼 남성들도 스키장에서만큼은 누구보다 튀면서 화려해질 수 있다. 특히 이번 겨울 스노보드복에서는 남녀 구분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향이 더욱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꽃 무늬나 도트(점) 무늬 같은 ‘여성의 전유물’이 투박하기만 했던 남성들의 보드복에도 사용됐다. 더욱이 허리선을 강조해주는 여성적 라인이 들어간 남성용 보드복도 나왔다. 이에 반해 여성용 보드복은 검정색에 금속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데님 소재를 사용하고 군복 이미지를 주는 등 터프한 스타일도 선보였다.
■ 일상복과 섞어라=보드복의 형식을 벗어나 ‘크로스 보드 스타일’로 연출하는 것도 ‘네오 프리 스타일’의 하나다. 눈과 자주 접촉하는 하의는 방수 기능 등 기능성을 고루 갖춘 정식 보드복을 입되, 상의는 자주 넘어지는 초보가 아니라면 형식에서 벗어나 오리털 재킷이나 후드티 등 일상복을 받쳐 입으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패션업계는 상·하의 세트가 아닌 단품 보드복을 많이 내놓았다. 특히 포근한 겨울이 지속됨에 따라 짧은 오리털 재킷이나 퍼(모피) 탈부착형 후드티 등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상의도 나와 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사진제공 EXR·헤드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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