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만으로…지갑이 허락했다
‘부동의 강자’들 고물가 시련속에도 굳건
영상통화·디카·카드·분유는 새 왕좌 탄생
영상통화·디카·카드·분유는 새 왕좌 탄생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지고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어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상품들이 있다. 지난 상반기 어려운 경제 여건 아래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 <한겨레> 인기상품과 히트상품에 선정된 것들이 그런 상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휴가철’이라는 열쇳말을 가지고 진행된 이번 소비자 인기상품 조사에서도 역시 수년째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부동의 강자들’이 많았다. 신설된 분야를 제외하고, 지난해와 변동이 있는 분야는 영상통화서비스, 디지털카메라, 신용카드, 분유 등 네 개에 불과하다. 손성림 에이시닐슨 코리아 부장은 “인기상품에 선정된 상품은 소비자들에게 그 분야의 대명사가 된 상품들”이라며 “이 상품들은 일시적인 영업확대나 단순한 제품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력을 형성한 경우이기 때문에 쉽사리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쏘나타, 애니콜, 휘센, 래미안, 참이슬, 하이트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들이다.
하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새롭게 왕좌에 등극한 상품들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 비씨카드와 공동 1위였던 신한카드는 대대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쳐 올해 상반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세간의 화제인 케이티에프 ‘쇼’(SHOW)와 에스케이티 ‘티’(T)의 승부에서 올해 상반기 승자는 쇼로 판명났다. 지난해에는 상·하반기 모두 티가 이겼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동영상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운 소니의 사이버샷이 캐논 익서스를 따돌렸다.
소비자 인기상품이 자동차·전자·아파트 등 필수·주요 분야에서 절대다수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상품들인 데 비해 히트상품은 특정 계층의 욕구를 겨냥한 ‘틈새상품’ 성격이 더 강하다. 김경자 가톨릭대 교수(소비자주거학과)는 “필수 소비에서 선택적 소비로 넘어가면 무관심층에서 마니아층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해진다”며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제품들은 이런 소수집단 소비자를 타깃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제품들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 분야의 ‘와인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성숙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와인’이라는 이름에서 건강검진, 헬스케어 등 부가서비스까지 모두 중장년층의 욕구에 맞춰져 있다.
고객들의 변화하는 욕구를 재빠르게 파악해 대응한 점도 히트상품들의 특징 중 하나다. ‘슬라이딩팩트 EX 스노우 크리스탈’은 지난해까지 유행하던 ‘물광피부’에 대한 여성들의 욕구가 ‘윤광피부’로 넘어가는 트렌드를 포착했고, ‘칸타타’는 커피도 차음료처럼 휴대하고 다니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의 욕구를 잘 잡아내 새로운 용기를 선보였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2008 상반기 소비자 인기상품/히트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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