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퇴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제공
1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 바람이 거센 가운데, 커피전문점 1위 스타벅스코리아가 국내 업계 최초로 종이 빨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1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다른 커피 및 제과 업계 쪽으로 여파가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그리너(Greener) 스타벅스코리아’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며 “플라스틱 빨대 퇴출과 비닐 포장재 감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고 10일 밝혔다.
우선, 올해 안에 종이 빨대를 도입하여 시범운영을 거친 뒤 전국 1180개 매장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차가운 아이스 음료의 경우에도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리드(컵 뚜껑)를 개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현재 한국 스타벅스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길이 21cm)는 약 1억8천만개”라며 “종이 빨대를 쓰게 되면 126톤의 플라스틱이 절감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 포장을 위해 쓰던 비닐 포장재도 친환경 포장재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이미 빨대를 감싸는 비닐 포장은 발주를 중단한 뒤, 종이 포장재로 변경한 상태다. 머그컵이나 텀블러 같은 엠디(MD)제품을 포장할 때 쓰는 일명 ‘뽁뽁이’ 포장재 에어캡도 종이 포장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커피를 저을 때 쓰는 플라스틱 스틱은 친환경 소재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고객이 요청할 때만 주기로 했다. 포장할 때 캐리어와 비닐봉투 두가지를 동시에 쓰던 것도 종이 포장재 하나만 쓸 예정이다.
개인 컵을 쓰는 고객에 대한 혜택도 강화한다. 기존 제공되던 300원 할인과 더불어, ‘에코 보너스 스타’라는 일종의 마일리지 제도를 올해 안에 도입해, 무료 음료 제공 등 혜택을 추가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이석구 대표이사는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스타벅스의 조처는 최근 맥도널드·스타벅스가 연이어 플라스틱 종일 빨대 도입을 선언하면서 퍼져나간 1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 분위기가 국내로 파급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회용품을 줄이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결국 비용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종이 빨대의 경우 플라스틱 빨대보다 원가가 6~1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비닐봉투나 유색플라스틱컵 퇴출 같은 경우는 많은 업체가 진행하고 있지만, 종이 빨대의 경우 가맹점주들의 저항 때문에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큰 회사들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형 프랜차이즈 업체나,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업계 1위가 도입하면 결국엔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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