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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휘청거리는 ‘브이케이’ 동아줄 없나

등록 2006-06-27 18:57수정 2006-06-28 15:28

중견 휴대폰업체 부도위기 일단 모면
저가폰 공세·환율 영향 작년 적자 반전
ODM방식 막판 납품협상 돌파구 모색
국내 유일의 중견 휴대전화 업체 브이케이(VK)가 자금난에 몰려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브이케이는 27일 전날 돌아온 어음 35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낼 뻔했다가 위기를 넘겼다. 386세대인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철상 사장이 1997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휴대전화 배터리로 시작해 휴대전화를 생산하면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렇지만 증권선물거래소는 27일 부도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브이케이 주식거래를 일시 정지시켰다. 아이티 업계에서는 그 여파로 휴대전화기 시장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고 경계하고 있다.

브이케이는 지난해에는 두께 8.8㎜의 초슬림폰 ‘엑스(X)100’을 내놓아 모토로라의 레이저와 함께 슬림폰의 선두주자로까지 자리잡았다. 하지만 연구-개발을 위해 프랑스 개발사 브이엠티에스(VMTS)를 100억여원에 인수하고, 엑스100의 연구개발 비용에 상당한 금액을 쏟아부으면서 지난해 83억의 적자를 내고 올 1/4분기에는 89억원의 적자를 떠안아야 했다.

올 들어 휴대전화 시장에서 회복을 노렸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다. 이후 출시된 모델 판매가 신통찮은데다 지난해 자재를 구입할 때 1달러당 990원이었던 환율이 막상 제조하고 수출할 때는 950원으로 떨어져 수지가 나빠졌다.

브이케이는 삼성전자·엘지전자·팬택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휴대전화를 자기 상표로 제조하는 중견업체라는 점에서 경영 악화가 아이티 업계에 주는 우려는 크다. 중국 시장에서 이미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등이 쓴맛을 본 뒤 유일하게 남은 국내 업체가 다시한번 경쟁 대오에서 이탈하는 모습은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신화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브이케이는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이달 초 유상증자와 함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유상증자로 118억원을 마련했고, 국내 직원 8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을, 중국 직원 2천여명 가운데 1천여명을 내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경영은 개선되지 않았다. 아이티 업계 관계자들은 브이케이가 당장 돌아오는 어음들을 막아낸다 할지라도 장기적으로 회생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브이케이의 한자락 희망은 ㅁ사의 제휴다. 현재 이 업체와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의 납품을 협상 중에 있으며, 계약이 성사되면 브이케이로서는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이케이의 경영 위기가 가시화하면서 에스케이텔레콤도 적지 않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올해 초 100억원을 연리 8%에 특별 지원했다. 미국에 진출한 ‘힐리오’(Helio)에 공급할 안정적인 휴대전화 공급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브이케이 부도설이 떠돌아 휴대전화 제조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공유 등 대비책은 이미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말까지 브이케이가 추가 제공하기로 한 휴대전화 출시 계획에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대출 뒤 3~4개월 만에 부도 위기를 겪는 회사에 큰돈을 빌려줬다는 ‘특혜’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그룹 오너 가족 일부가 브이케이 주식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거나 정권과 연계가 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브이케이 사태는 중소 아이티 업체들이 국내외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시한번 보여준 것이다. “아이티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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