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추이
내년 원-달러 925원 전제
원-달러 환율 하락 덕분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가 내년으로 앞당겨지게 됐다. 실제 국민소득(원화 표시 기준)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원화 가치가 더 빠르게 올라,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 크기가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이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각각 4.7%와 4.3%로, 연 평균 원-달러 환율을 각각 957원과 925원으로 예상할 때, 내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9800~2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6일 밝혔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995년(1만1432달러) 처음 1만달러 고지를 넘어섰으나,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원화 평가절하)하면서 7355달러로 곤두박질쳤다. 2000년 1만841달러로 다시 1만달러 벽을 넘어선 뒤 해마다 꾸준히 늘어 지난해엔 1만6291달러로 올라섰다. 올해는 성장률과 연 평균 환율을 5%와 957원으로 잡을 경우 1만8300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엘지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최근 몇년간 국민소득 증가에서 환율 하락으로 인한 효과가 58%로 가장 컸다.
일본도 87년 2만달러 벽을 넘어섰을 때 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강세의 영향이 컸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노동소득보다 자본소득이 크게 증가해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소득 증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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