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구 중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 비중 추이
월 500만원 이상 가구 늘어나 7곳 중 1곳
하위 20% 소득 줄고 100만원 미만 가구 늘어
하위 20% 소득 줄고 100만원 미만 가구 늘어
경제 부총리가 ‘사실상 불황’이라고 할 정도로 체감경기가 말이 아닌데도, 한달에 500만원이 넘는 돈을 버는 고소득 가구가 올해 크게 늘어났다.
6일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도시 가구(가구원 2인 이상) 가운데 월 소득이 500만원대인 가구는 전체의 6.5%, 600만원 이상인 가구는 8.1%로 나타났다. 월 소득이 500만원을 웃도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14.6%로, 7가구 중 1가구가 이에 해당되는 셈이다.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비중은 3분기 기준으로 2003년 9.7%, 2004년 12.0%, 2005년 12.7% 등으로 조금씩 증가했는데, 올해는 증가 폭이 유난히 커졌다.
체감경기가 바닥인 가운데 고소득층이 늘어나는 것은 소득 양극화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전국 가구의 월 평균 소득 증가율은 3.7%였다. 그러나 소득 계층별로 보면 상위 20% 계층은 소득이 5.3% 늘어난 반면, 하위 20% 계층은 소득이 오히려 1.6% 감소했다. 경제 성장에 따라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이 매년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고소득층의 소득은 평균 이상으로 증가하고 하위계층의 소득은 감소 또는 정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가구 중에서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비중은 지난해 10.1%에서 올해 10.7%로 늘어났다. 반면 월 소득 100만원대와 200만원대, 300만원대의 가구 비율은 지난해보다 조금씩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중간층은 줄어들고 상위층과 하위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구성을 보면, 가장의 평균 나이가 45~46살, 가족 수는 평균 3.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구의 소비 생활을 살펴보면, 월 소득 500만∼550만원인 가구는 평균 521만원의 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로 88만원이 나가고 325만원을 소비지출에 써 108만원의 흑자를 냈다. 550만∼600만원 가구는 평균 소득 573만원에서 비소비지출로 96만원이 나가고 309만원을 소비에 지출해 168만원이 남았다. 월 소득이 600만원이 넘는 최고 소득층은 평균 826만원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로 125만원, 소비지출로 426만원을 쓰고도 275만원의 흑자를 냈다. 이들은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리면서도 3천만원이 넘는 저축 여력이 있는 셈이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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