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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은 이광주 부총재보가 연준과 협상 주도

등록 2008-10-30 19:05수정 2008-10-30 22:17

[한달간 초특급 비밀작전]
한달간 비밀 추진…발표 하루 늦춰지면서 소문 새나와
한국은행이 통화스와프를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처음 접촉한 것은 지난달 말 연준이 오스트레일리아·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4개국 중앙은행과 협정 체결을 발표한 직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유럽(EU)·스위스·일본·영국·캐나다 등 기존에 협정을 체결한 나라들은 모두 신용등급이 한국(A)보다 높은 AAA였다. 통화도 국제결제가 가능한 화폐였다.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 때문에 곤란하다”는 말도 따라왔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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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은은 다양한 통로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 재무부를, 한은은 연준을 맡았다. 결정적인 계기는 한은과 연준의 실무협상 채널을 본격 가동하면서 마련됐다. 연준 권한이라 재무부가 쉽게 나설 수 없는 사안이었다.

한은 쪽에서는 이광주 부총재보가 전면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이 부총재보는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를 앞두고 지난 8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부총재, 10일 도널드 콘 미국 연준 부의장, 11일 연준 국제국장 등을 잇달아 만나 끈질기게 설득했다. 세계 13위의 경제 규모, 자본시장 개방도 등을 강조했다. 여기서 “논의를 해보자”는 답변을 어렵게 얻어냈다고 한다.

정부의 지원사격도 이뤄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일 주요·신흥 20개국(G20) 긴급 재무장관 회의에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들에도 통화스와프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고 실무적으로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이 나섰다. 이후 워싱턴과 뉴욕 주재 한은 사무소를 통해 협상이 급진전했고 24일 연준으로부터 정식 제안서를 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8부 능선을 넘은 것이다. 한은은 바로 제안서를 냈고, 이 부총재보가 26일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애초 발표 시점은 29일 오전 8시30분으로 잡혀 있었으나 발표문에 국제통화기금의 달러스와프 지원창구 개설 문구를 추가하느라 하루가 연기됐다. 문구 조정이 이뤄지는 동안 협정 체결 소문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한은은 29일 밤까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사실을 감췄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30일 새벽 4시30분 협정 체결을 동시 발표한다는 사실을 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한달에 걸친 비밀공작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협정 체결의 실무 주역으로는 한은의 국제금융통인 이광주 부총재보가 첫손에 꼽힌다. 그는 콘 부의장을 통해 결정적인 연준 루트를 뚫었고, 구체적인 협상을 총괄했다. 협정문에도 그와 더들리 뉴욕 연준 부총재가 서명하게 된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에서 협상을 마무리하고, 발표 한시간 전인 30일 새벽 3시30분에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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