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양극화 확연
기능·서비스직 등 31만명 감소
고임금 관리·사무직 23만명 증가
임시·일용직 줄고 상용직 늘었지만
단시간직 급증…‘고용 질 개선’ 의문
자영업자 상황도 엇갈려
고용원 둔 자영업자 7만명 증가
경쟁 여파 1인 자영업자는 줄어
‘IMF세대’ 40대 또 고용한파
20년 전 외환위기 때 최악 취업난
세계금융위기 때도 대폭 고용감소
기능·서비스직 등 31만명 감소
고임금 관리·사무직 23만명 증가
임시·일용직 줄고 상용직 늘었지만
단시간직 급증…‘고용 질 개선’ 의문
자영업자 상황도 엇갈려
고용원 둔 자영업자 7만명 증가
경쟁 여파 1인 자영업자는 줄어
‘IMF세대’ 40대 또 고용한파
20년 전 외환위기 때 최악 취업난
세계금융위기 때도 대폭 고용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임금 일자리가 많이 포진한 전문직·사무직 취업자는 늘어나는 데 견줘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 꼽히는 임시·일용직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고용시장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8월 고용동향’을 보면,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 취업자 수는 지난달 20만4천명 감소했고 서비스·판매 취업자도 11만3천명 줄었다. 이에 견줘 관리자·전문가와 사무종사자 취업자 수는 각각 16만9천명과 6만6천명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며 고용 악화가 시작된 올해 2월부터 본격화했다.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 종사자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한해 전보다 1만8천명 늘었으나 2월에 15만3천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타기 시작했다. 서비스·판매 종사자의 경우에도 지난해 6월부터 감소세가 시작됐다. 지난해 5월까지는 10만명 안팎의 증가세가 유지됐으나 6월부터 2만~5만명 수준으로 감소하더니 지난달 감소 폭이 10만명대로 확대됐다.
자영업 분야에서도 직원을 두지 않은 영세 자영업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사업 규모가 어느 정도 큰 편이어서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만1천명 늘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천명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감소는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이어지는 중이다. 자영업 내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시·일용직이 감소하고, 상용직이 증가하는 경향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상용근로자는 27만8천명이 늘어난 반면, 임시근로자는 18만7천명이 줄고, 일용근로자는 5만2천명이 감소했다. 임시·일용직은 2016년 1월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선 상용직 증가세가 차츰 둔화되고 있다. 30만~40만명대에 이르던 상용직 증가폭은 7~8월에는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또 상용직 증가를 반드시 양질의 일자리 증가로 봐야 하는지는 따져볼 대목이 적지 않다. 현재 상용직 기준은 1년 이상 근로가 지속되는 일자리다. 1년짜리 임시계약직도 대기업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종사상 지위는 상용직이다. 주당 평균 시간대별로 보면, 상용직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단시간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35시간 미만 취업자가 136만8천명이나 늘었지만,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136만6천명이나 줄어들었다.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은 “주당 취업시간 35시간의 경계에 있었던 사람들이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 시행 등 정책적 영향으로 35시간 미만 취업자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이대별로는 ‘아이엠에프(IMF) 세대’가 속한 40대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5만8천명 줄어드는 등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40대 고용률은 78.7%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 감소했다. 빈 과장은 “40대들은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20대 초중반이었다. 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고, 이후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다른 연령대에 견줘 타격을 많이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엠에프 세대’의 고통은 고용 위기가 발생하는 10년마다 반복적으로 나 타나고 있다. 외환위기로 실업난이 가장 극심했던 1998년 8월, 전체 취업자는 159만2천명 감소했는데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층은 당시 20대였던 현재의 40대다. 당시 20대의 취업자 수 감소폭은 62만7천명으로 고용시장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던 30대(-46만4천명), 40대(-15만2천명)보다 타격이 컸다. 10여년 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이 가장 침체됐던 2009년 5월에는 전체 취업자 수가 24만명 감소했다. 이때 지금의 40대인 당시 30대의 취업자 수 감소폭은 27만4천명이었다. 20대(-10만6천명), 40대(-2만2천명)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았다.
학력별로는 고졸 취업자 감소와 실업률 상승이 두드러진다. 고졸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감소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2월에는 5만명이 감소했는데, 5월부터 10만명대로 늘더니, 7월 이후에는 3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임시·일용직, 단순노무직, 제조업 생산직 등 취약한 일자리가 타격을 많이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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