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일자리마저 ‘감소’로 돌아섰다

청년 실업률 10% 9년 만에 최고
10~20대 여름 알바 구직난 겪어
“최저임금 탓 임시직 줄여” 분석
저임 숙박·도소매업 취업도 악화
최저임금 효과 싸고 논란 증폭

구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12일 오후 채용상담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21세기관 학생라운지에 앉아 기업별 인적성시험, 자격증 취득 등을 준비 하는 공부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e-mail]

지난달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시행이 고용에 끼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날 기재부는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그간 일자리 증가를 견인해온 서비스업 고용 부진에 주목했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올해 1분기에 1만8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2분기에는 12만5천명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하지만 7월에 3만6천명으로 증가폭이 둔화되더니 급기야 8월에는 감소세(-1만2천명)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올해부터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적 요인이 고용시장에 끼친 영향을 단정적으로 결론짓긴 섣부르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량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특정 업종과 연령에서 최저임금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예로,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던 10대와 20대가 구직난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 영향으로 15~29살 청년실업률은 8월에 10%로 한해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8월 기준으로 1999년 10.7%를 찍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15~19살과 20~24살의 실업률은 한해 전보다 각각 1.6%포인트와 2.2%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임시·일용직을 줄인 영향이라는 추론을 내고 있는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실업률은 공무원 시험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으면 커지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쪽에서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다 보니 여름방학 때 청년층의 노동 공급 욕구는 높은데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가 많은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의 취업자 수 감소폭도 8월에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6만5천명으로 줄어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숙박·음식점·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3월 11만6천명이나 줄었다. 감소폭은 6월(-3만1천명)까지 다소 줄어들다가 7월에 8만명, 8월에 20만2천명으로 껑충 뛰었다. 경비·청소직 등 파견노동자가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은 지난해 9월(-1천명)부터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10만1천명)과 8월(-11만7천명) 두달간 감소폭이 10만명을 웃돌았다.

지난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장시간 취업자가 줄고 단시간 취업자가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취업시간이 53시간 이상인 사람은 7월과 8월에 각각 21.8%, 16.3% 감소한 반면 취업시간이 17시간 미만인 사람은 7월(12.3%)에 이어 8월(16.3%)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은주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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